용융아연도금강판(GI)가 올해 생산과 내수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등 수요산업 침체로 2017~2019년 수준인 800만톤대까지 늘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예년 수준의 생산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GI 생산은 761만7,496톤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할 전망이다. 내수 판매는 447만8,692톤으로 지난해보다 1.6% 감소하며 수출은 6.4%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완성차 제조 공장들이 재가동되면서 판매를 회복해왔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발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등으로 완성차업체들의 경영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산 수입재 유입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6만8,056톤을 기록했던 수입량은 올해 83만9,822톤으로 떨어지며 전년대비 13.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중국산 수입재라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올해는 다른 상황이다. 중국 수입재의 주요 수요처는 국내 데크업체들이지만 최근 건설경기 악화 등을 이유로 필요한만큼만 소재 구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아연도금강판(EGI) 판매는 예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올해 EGI 생산량은 169만2,916톤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내수판매는 92만8,204톤으로 2.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74만2,596톤으로 2.0% 증가하는 반면 수입은 10만6,248톤으로 19.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EGI는 그동안 꾸준하게 생산량이 줄었던 품목 중 하나이지만 지난해부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생산도 증가할 전망이다. 자동차용으로 주로 쓰이는 GI와 달리 EGI는 방화문, 영상가전, 휀스 등 다양하게 적용된다. 특히 최근 정부의 에너지절감 정책강화로 고기밀성 단열 방화문의 수요가 늘고 있다. 고기밀성 단열 방화문에는 양여닫이문과 문틀에 각각 두께 0.8mm와 1.6mm의 EGI소재가 사용된다. 정부의 친환경 주택법과 같은 고효율 관련법이 확대되고 있고 관공서들의 사용과 함께 민간 건설사들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GI보다는 EGI판매에서 수익성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에 수익 개선 기대 도금판재류의 경우 자동차업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올해도 자동차강판 인상에 성공했다. 지난 4월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현대차와 기아에 납품하는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에 합의하면서 하반기 수익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2017년 상반기 이후 4년만에 이뤄진 가격 인상이 있었고 올해도 인상에 성공한 것이다. 고탄소강 업체들이나 강관 제조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 톤당 15만원 수준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지난 4월말 기준 실수요향으로 공급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은 톤당 115~125만원인점을 고려하면 향후 가격은 톤당 130~14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투입되는 물량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하게 전달해왔지만 자동차업체들의 수익 악화로 인해 이를 대폭 반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 철강업계들은 협상 첫시작부터 원자재 시황과 지난해 미진해던 원가상승분 등을 이유로 들며 톤당 20~30만원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했다. 예년과 비교하더라도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 철광석, 연료탄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등 대폭 인상이 필요한 표면적 이유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대폭 인상안을 피해왔던 것이 관행이었으나 이번 협상에는 인상을 미룰 명분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 정상화 지연과 중국발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난 등 현상을 감안해 철강업체들의 인상 요구가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철강업계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철강업체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생산 비중이 높고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는 물량은 약 90% 수준으로 절대적이다. 연간 500~600만 수준 현대차와 기아에 납품하고 있는만큼 이번 가격 인상효과로 올해는 자동차 강판 부문 판매에서 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역시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약 800만톤 수준인데 이 중 현대차와 기아에 들어가는 물량도 상당해 호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