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까지 착색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이 건자재와 가전재 모두에서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들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과 산업경기 등이 나날이 악화돼 내수 부진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 특수효과가 끝난 가전시장은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그렇다할만한 판매 실적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컬러강판 제조사들은 하반기부터 건자재용과 가전용 모두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반기에는 미뤄왔던 건설 일감이 집중되고,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만큼 가전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중국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인지 확신은 서지 않고 있다. ◇ 하반기 내수 부진하다면 수출로 만회
한국철강협회 실적을 토대로 올해 컬러강판 생산량을 추정한 결과 240만8,768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1.1%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상반기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든 것을 이미 회복한 바 있다. 동시에 가전재 부문에 대한 코로나 특수효과를 1년내내 누렸고 이는 프리미엄 가전재 생산 캐파 확보로 연결됐다. 지난해에는 신규 컬러강판 생산라인 도입과 투자 등이 속속 이뤄지면서 올해 공급 능력이 확대된 상황이다. 이에 설비 증설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하반기에는 판매 증가에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추정치보다는 생산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은 높다. 내수 판매는 110만2,448톤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러강판 내수판매는 국내 산업경기 부진으로 인한 샌드위치패널 공사가 줄어들면서 국내 판매가 아쉬운 실적들을 거두고 있다. 또한 최근 2년동안 가전 교체 수요를 이미 충족해 가전재 부문 수요도 상당히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판매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118만2,208톤으로 전년대비 4.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컬러강판 업체들이 내수 부진을 만회를 위해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계속해 올라가면서 수출을 통한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상위 컬러 제조사 4곳의 건자재 수출은 최소 1배수에서 최대 3배수까지 대폭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예년과 같지 못한 건설·산업 경기 등으로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수출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수출시장의 경우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졸(SOL)강판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군 제품에서 견조한 수요가 예상되는만큼 수출은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입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입향은 37만7,616톤으로 전년 대비 8.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는 컬러강판 호황에 따른 소재부족으로 수요는 전년 대비 38%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 코로나 재확산과 국내 수요 침체 등 다양한 요인으로 수입재 유입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국토부가 건축자재 품질인정제에 따른 패널 성적서 발행기준에서 샌드위치패널에 적용되는 철판 두께는 0.5T 코일만을 인정했다.이에 샌드위치패널 제조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0.4T코일은 중국 수입재는 유입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컬러강판 제조사들이 지난해부터 컬러강판 라인 증설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만큼 수입재 대응에 적극 나선다면 수입재 유입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내 업체들은 수입재가 꾸준하게 들어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에는 건자재보다는 가전재 부문에서의 반짝 수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공급 차질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당분간 건설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소 보수적인 국책연구기관과 한은이 올해 건설투자 전망을 내려잡았다는 것은 건설경기 회복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의미인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 이르러 그간 이연됐던 공사들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 이번에도 ‘가전재’ 찬스…블랙프라이데이 학수고대 건자재 부문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전재 판매는 반짝 수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OLED TV시장이 전년보다 23% 성장한 8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TV시장의 수요 위축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1천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등 대형 행사들이 OLED TV를 견인해 영상가전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시즌 시작에 앞서 글로벌 가전사들은 서둘러 공장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하반기 중에서도 3분기에는 가전향 수요가 상반기 대비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