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가 2분기부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하반기에도 조선업 외 건설과 유통 판매 등 수요산업 회복이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가 시장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후판 제조업계의 제품 생산량은 386만5천톤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코로나 팬데믹 방역 조치 완화와 소비 심리 개선, 1분기 호황에도 팬데믹으로 경기가 악화됐던 전년 동기와 같은 생산량을 달성했다.
업체별로는 전체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 포스코가 전년 동기보다 5.5% 감산했다. 반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전년 동기보다 생산량을 각각 9.3%, 11.5% 증산했다.
이는 지난 3월과 5월에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진행된 후판 공장 계획 보수 일정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수출 판매 부진과 1분기와 반대로 2분기 내수 판매가 악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후판 제조업계의 1~5월 판매는 375만5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만톤, 1.9% 증가했다. 이중 누적 내수판매량은 292만6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포스코의 누적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현대제철은 20.2%, 동국제강은 8% 증가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건설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 물량을 확보한 것이 내수 판매 급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후판 수출 실적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1~5월 후판 제조업계 수출 실적은 81만9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실적이 20% 대 수준에 이르렀지만 2분기 수출 실적 개선으로 전년 동기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
업체별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9, 14% 감소했다. 수출 시장 점유율이 5% 남짓인 동국제강은 전년 동기보다 120% 많은 물량을 해외에 판매했다.
후판 업계에서는 3분기에서 수입 증가와 내수 판매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중국산 수입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비(非) 조선 시장에서 장마철과 원자재 비용 증가, 물류 차질 등의 악재로 건설, 토목, 기계업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6년 만에 최대 수주잔량을 확보한 조선업계도 잦은 노조 파업과 인력 부족, 투자여력 악화 등으로 건조 일정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5월 한 달간 후판 제조업계 수급 실적은 생산 74만5천톤, 내수 판매 58만9천톤, 수출 16만6천톤을 기록했다. 생산과 내수는 각각 전월 대비 2.2%, 1.9% 증가한 가운데 수출은 전월 대비 4.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