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과 조선업 간 하반기 협상이 시작됐다. 조선업계는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가격 인하와 물량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판 제조업계는 최소 가격 동결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양 업계 간 대표적 조선용 후판 공급 협상들이 초기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협상 가격은 협상 주체별로 대략 톤당 10만원 인상 합의가 이뤄진 바가 있다.
상반기 협상은 철광석 가격이 톤당 150~160달러, 원료탄 가격이 톤당 500달러 전후 수준으로 가격 인상이 어느 정도 당연한 분위기가 퍼져 있었다. 특히 협상에 참고가 되는 후판 유통 가격이 3월 이후 톤당 120만원~130만원 수준에 달하자 협상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본과 중국 등 주요 후판 수입국들도 원료 가격 강세와 글로벌 철강 가격 강세를 감안해 조선용 후판 수출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잔량이 6년 만에 최대에 이른 상황에서 안정적 후판 공급처 확보와 불확실성 조기 진화 등을 위해 물량 확대를 조건으로 톤당 10만원 수준 인상 합의를 받아들였다.
하반기 협상은 이러한 배경 조건이 반대로 조성됐다. 6월 하순 기준으로 철광석 가격이 톤당 110달러대 수준까지 후퇴했고, 원료탄 가격도 톤당 360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 더구나 일본산을 중심으로 다시 국내 조선업계를 겨냥한 저가 수입 공세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하반기 협상은 후판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협상 내역과 상호 간 수급 확대 필요성, 하반기 글로벌 경기 및 원료 가격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가격 동결로 조기 결론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5월 하순을 기준으로 6년 만에 최대 수주잔량인 3,365만CC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를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