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간압연 판재류 유통 가격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저가 수입재 압박과 유통 판매 부진, 원료 가격 하락 등 가격 인하 압박이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판재류 유통업계에 따르면 6월 하순 포스코 수입대응재(GS강종) 열연강판은 톤당 113만원 전후 수준(1차 유통사 기준)에 거래됐다. 올해 최고 판매 가격을 기록한 4월 초순(3개월 전) 대비 톤당 25만~27만원 수준 급락했다. 6월 한 달 동안에도 톤당 8만~10만원이 하락할 만큼 최근 가격 약세가 완연하다.
후판 역시 유통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6월 하순 포스코 수입대응재 후판은 톤당 112만~113만원으로 열연강판과 비슷한 하락 추이를 보였다. 이에 열연강판 정품과 후판 정품도 톤당 110만원 후반대에서 120만원 초반대 수준으로 적지 않은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가격 약세의 가장 큰 이유는 판매 둔화로 꼽히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국산 열간압연 판재류 가격에 거품(실제 가치보다 더 값이 높다는 인식) 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까지도 유통 수요가들이 최소한의 구매만 이어나가며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유통 수요가들이 계절적 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관망을 이어나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가파른 중국산 가격 하락세 때문이다. 최근 국내 유통시장에서 중국산 열연강판 정품(SS275)과 후판 정품은 톤당 110만원 전후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1급 제철소와 2급 제철소가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아시아 수출 비중을 높이는 과장에서 한국행 수출 오퍼 가격도 3개월째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산 취급 업체들이 수입재와의 가격 차를 줄이기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서면서 국산 가격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2개월 동안에는 국내 열연강판 및 후판 제조사들도 유통용 출하 가격을 인하하며 국산 열간압연판재류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돕고 있다.
제조업계의 출하 가격 전략이 올해 초와 달리진 것은 판매 부진의 영향과 함께, 원료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6월 하순, 호주산 62% 분광탄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0~120달러로 4월 초순 톤당 159달러 대비 25~30% 급락했다.
호주산 프리미엄 로우 원료탄 가격도 6월 마지막 주에 톤당 511달러 수준에 거래돼 올해 최고가인 3월 중순 톤당 670달러 대비 23.7% 급락했다.
열연강판 판재류 업계에서는 수요 둔화와 원료 가격 약세, 저가 수입재 문제, 이로 인한 국산 취급 업체들의 덤핑 판매 등 악재가 맞물려 있다며 하반기 장기 가격 약세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일부 판재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7월 내로 수입대응재 판매 가격이 톤당 110만원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료 가격 하락세와 최근 수입재 가격 추이에 비해 국산 유통 가격의 바닥 수준이 아직 확인되지 못했다는 수요가들의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산 가격 급락으로 수입재와의 가격 차이가 이전보다 상당히 좁혀졌다”라며 “그럼에도 판매와 수익성을 어느 하나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까 우려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연초 수준까진 하락한 최근 국산재 가격대가 더 강력한 중국발 변수를 맞이하지 않는 한 바닥 찍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전히 예년에 비해 높은 원재료 가격을 감안하면 중국 철강사들도 수출 가격을 현 수준에서 더 큰 폭으로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