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기 지표 호전과 봉쇄조치 해제 및 미국과의 무역갈등 완화에 따른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이상기후로 인한 건설 투자 감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인해 중국의 철강 가격이 2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월 둘째 주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320~54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230~430위안 하락했다.
현재 중국은 경기 지표가 호전되고 미국과의 무역 갈등도 해소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2로 5월 49.6에서 상승했고, 비제조업 PMI 또한 54.7로 역시 전월 47.8보다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6월 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3.9% 증가했고, 소매판매는 3.1%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 대비 각 4.4%, 0.53% 상회한 것이다. 그리고 상반기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6.1% 증가했는데, 이는 예상치 6.0% 상회한 것이다.
내수는 물론 미중 갈등 완화로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달러화 기준 6월 수출이 전년 대비 17.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0%를 상회하는 숫자다.
이처럼 경기 지표는 호전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상기후로 인한 건설 투자 감소는 악재가 되고 있다.
7월 이후 상하이시와 베이징시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BA.5.2 변이 감염이 확산되면서 중국 정부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정부의 경기 부양 패키지가 강화되더라도 철강재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계절적 특성과 맞물리며 건설활동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이와 같은 인식을 더욱 확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실외 건설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상하이 낮의 기온이 18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중국 국가기후센터는 8월 중순까지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중 갈등 완화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상기후에 따른 내수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중국의 철강 가격은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철강시장은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투자가 감소하고, 중국의 건설 경기 부진과 미국 통화 긴축, 유럽의 에너지 대란 등으로 해외 수요도 감소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은 내수경기가 둔화되는 와중에 수출도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계절적 비수기와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 둔화에도 경기부양 기조와 함께 제조업 경기 호전으로 철강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다만 주요국의 통화 긴축과 함께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고 있어 일본의 철강 가격은 조만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연준의 잇따른 금리 인상과 물류 대란에 따른 내수 침체로 인해 판재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인프라 투자 확대로 봉형강류 가격은 전주 대비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은 연준이 이달 말 ‘울트라 빅스텝(1% 인상)’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데다 주요 제강사들의 신규 공장 가동으로 공급도 증가하면서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해 에너지 대란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도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유럽의 철강 가격은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