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스테인리스 냉간압연강판(STS CR) 교역이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5분의 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계의 국내 공급 우선 및 아시아 수출 부진이 발생했고,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고율의 반덤핑 관세 부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스테인리스강 냉연광폭강대 수출은 17만7,381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만8천톤, 21.5%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수출량 18만2,447톤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7년 통계 중 최악의 반기 수출량이다.
특히 국산 STS CR 수출은 아시아 지역에서 실적이 저조했다. 아시아 전체에서 전년 동기보다 28.7% 급감한 8만2,992톤을 수출한 가운데 주요 수출 대상국인 일본(3만661톤)과 베트남(2만1,620톤), 인도(1만1,931톤)로의 수출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25.3%, 29.8% 급감했다. 아울러 이탈리아와 멕시코와 같은 지역 주요 고객국으로도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8.4%, 20.9% 감소했다.
국내 STS CR 제조업계는 원자재 가격 급등 및 글로벌 STS 강판 가격 강세, 정부의 아시아 3개국(중국·대만·인도네시아) 고율 반덤핑 관세 부과가 시작된 지난해 상반기부터 국내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중국 도시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으로 세계 STS 수요산업이 위축된 영향이 더해져 수출 부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해석된다.
상반기 국산 STS CR의 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2,779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톤당 2,035달러 대비 37% 급등, 지난해 하반기 톤당 2,516달러 대비 10.5%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최종 판결된 3개국 STS 반덤핑 고율 관세 영향은 수입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TS CR 총수입은 14만2,67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만톤, 33% 급감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STS CR 수입량은 불확실한 관세가 확정되고 ‘수출 가격 약속 인상(WTO 규정에 의한 과세국과 수출기업 간 협의)’이 체결된 영향으로 반덤핑 과세가 본격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보다 약 3천톤, 2.1% 소폭 증가했다.
또한 반덤핑 제재 대상 3개국 수입량이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수입량은 8만8,430톤으로 전년 상반기 수입량에 절반 수준(51.1% 감소)에 그쳤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산 수입은 1만8,145으로 저년 동기 대비 172.1% 급증했다. 상반기 대만산 수입도 1만4,047톤으로 12.3% 증가했다.
이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글로벌 철강 가격 강세 및 공급 부족으로 중국 STS업계가 자국 공급 확대 및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 수출에 치중해온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STS CR 가격이 3월과 4월 각각 톤당 20만원, 톤당 50만원 급등하는 흐름 속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긴 일부 수입재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STS CR 평균수입단가는 톤당 2,794달러로 전년 상반기 톤당 1,498달러 대비 86.5% 급등했다. 또한 전년 하반기 톤당 2,215달러보단 26.1% 급등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유입된 일부 저가 수입산이 국산 가격에 강한 인하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7월 시장에서 수입재 가격이 국산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다.
국산 수출의 경우 내수 부진이 확인되면서 제조업계가 상반기보다 수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판매 전략 수정에 나설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글로벌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은 국산 수출에 부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6월 국산 STS CR 수출은 2만4,461톤으로 전월 대비 18.5% 감소했다. 주요국 수출 부진으로 올해 월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STS CR 수입은 2만8,633톤으로 전월 대비 15.3%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수입이 전월보다 5천톤 가까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