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과 니켈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슈퍼 사이클과 수요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철강 수요 성수기를 누렸던 철강업계가 3분기 들어서는 보릿고개를 우려할 만큼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에 시달리고 있다.
열연강판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 중순 포스코 수입 대응재 열연강판은 톤당 106만원 전후 수준에 거래됐다. 보름 전 대비 톤당 5만원 수준 급락했다. 넓게 보면 지난 4월 중순 이후 3개월째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열연강판 업계는 3분기 내 시황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긍정적 변수가 없고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도 약세로 전환되어 가격 인상 요소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판 유통업계도 3분기 수익성 확보 악화를 예상하고 제조사에 출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유통업체들은 적자 판매 수준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후판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 중순 포스코 GS강종 후판은 톤당 106만원 전후 수준(1차 유통사 기준)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가였던 4월 중순 톤당 140만원 대비 톤당 34만원 급락했다. 아울러 전월 하순과 비교해도 대비 톤당 11만원 수준 급락하는 등 최근까지도 하락 폭이 큰 편으로 평가된다.
냉연판재류 역시 여름철 비수기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냉연판재류 유통가격은 지난 3월부터 가격 인상이 이어졌지만 여름철 비수기와 실수요 업체들의 일감 부족에 따른 판매 둔화로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 수입 오퍼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국산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컬러강판(착색아연도금강판)업체들의 3분기 보릿고개도 본격화하면서 철강 가격이 약보합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열연 가격 폭락에 원소재 가격 인상분이 동력을 상실함과 동시에 가전과 건재 부문에서 강한 수요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STS) 강판 업계는 가격 하락세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제조사의 7월 출하 가격 인하 폭보다 유통 판매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한 가운데 시장 내에서 7~8월에 본격 가격 약세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TS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 중순 포스코산 STS304 냉간압연강판은 톤당 450만원 전후 수준에 거래됐다. 한 달 전 대비 톤당 20만~30만원 수준 하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STS304 열간압연강판은 톤당 440만원 수준으로 올해 3월 중순 가격대로 회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7월 하순부터 8월에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며 장마철 이후 시황을 우려하고 있다.
강관업계는 제품 판매난과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판매량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들의 가격 인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여름철 비수기로 인해 제품 매입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배관용 강관 업계는 제품 가격 급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중형사를 중심으로 추가 가격 인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구조관 업계의 제품 가격 하락은 심각한 상황이다. 구조관 업계는 국산 HR 가격이 톤당 110만원 후반대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조관 비용을 고려했을 때 톤당 120만원대의 구조관 가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구조관 흑관 2mm 기준 톤당 120만원이 무너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철스크랩 가격 급락 속에 철근 가격 추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구매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 속에 내달 대폭의 추가 가격 인하가 확실해지면서 수요가들이 철근 구매를 더욱 서두르지 않게 된 것이다.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하염없이 하락해 국산 기준 톤당 111만5천원 내외까지 떨어졌다. 수입 철근 가격 역시 중국산과 일본산 모두 톤당 100만원 아래를 넘어 98만원 내외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스크랩 가격과 철근 가격 하락 속에 그동안 수요 부진을 토로했던 형강 시장에서도 가격 하락세가 굳어졌다.
국산 기준으로 H형강 유통가격은 최근 톤당 130만원 선마저 깨지면서 추가 하락했다. 수입산 역시 톤당 125만~127만원 수준으로 추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는 가운데 중국의 재봉쇄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대란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특수강 업계는 7월 일부 제품 출하 가격을 인하했다.
특히, 3분기 특수강업계는 공급망이 일부 안정화된 자동차와 조선 분야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부 수요산업의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물론 주요 수출국들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3분기 선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