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와 조선기자재 업체들을 긴장하게 한 대우조선해양 협력노조 파업이 협상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23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2주간의 하계휴가를 시작하는 가운데 하계 휴가 직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본격적인 대우조선해양의 후판 소비 재개까진 한 달 가까운 기간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파산 검토를 언급했다.
22일 오전부터 진행된 협상은 임금 4.5% 인상, 설날·추석 및 하기휴가 상여금 각 50만원, 40만원 지급 선에서 타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공권력 투입과 노조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등 강경책을 꺼내 든 가운데 50여 일을 끌어온 협상이 노사 양측의 노력으로 22일~23일 내 최종 타결될 전망이다.
원청 하계휴가 이전 협상 타결의 사실상 실패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발생한 건조 및 공급 차질 피해를 후판업계와 조선기자재업계가 같이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후판업계와 조선기자재 업계는 50일간 파업과 2주간 하계 휴가, 파업 이후 정상화 준비 등으로 최소한 2개월 이상의 소비 둔화 및 공급 일정 차질 피해를 입게 됐다.
인도 일정 파기와 회수가 불가능한 1천억원 이상의 고정비 지출로 발생할 각종 리스크는 피해액을 계산하기도 어렵다. 21일 강석훈 산업은행장은 파업 문제와 덧붙여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을 끝없이 투입할 순 없다”며 파산 선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다만 옥포조선소 내 2,3,4 도크와 대형 조선사, 중소형 조선사는 정상 가동됐기 때문에 후판업계의 절대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형 조선소당 수십~수백개에 이러는 조선 협력사의 불법 파업을 용인해주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파업도 후판업계와 조선기자재업계 입장에선 피해를 보상받을 방안은 없다.
이러한 가운데 유통시장에선 후판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포스코 수입대응재(GS강종) 후판은 톤당 104만원 전후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주 대비 톤당 2만원 하락했다. 수입재가 톤당 100만원 극초반대에 거래됨에 따라 포스코 판매 대리점 등 유통사들이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이다.
후판 유통업계는 수입재 가격이 앞으로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6월 중순 오퍼 가격 톤당 830달러 수준, 6월 하순 톤당 775달러 수준을 적용하면 최근 수입재 판매 가격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7월까지 유입분 가격에 유효할 뿐, 8~9월 중국산 유입분은 가격 인하 여유가 다시 큰 폭으로 발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