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열간압연강판(열연강판) 수급은 대형 생산설비 개·보수와 2분기 시황 악화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중국발 변수와 국내 수요산업 업황에 따라 실적이 일부나마 개선되거나 상반기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산 일반강 열연광폭강대 생산량은 1,548만8,699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57만7천톤, 3.6% 감소했다. 포스코의 2월, 4월, 5월 열연설비 집중 보수와 광양 4고로 개수, 3~4월 원료 가격 급등, 2분기 내수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 부진이 본격화되고 광양 2열연과 포항 2열연의 보름 남짓(14일~15일) 대보수 등 생산 감소 요인이 겹친 4월에는 월 생산량이 245만2,797톤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11.3% 급감했다.
더구나 앞선 2월에는 광양제철소 4고로 개수 시작과 광양 1열연 설비 대보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근래 들어 가장 낮은 월간 생산량인 232만7,400톤까지 감소했다. 이는 철강협회 전산자료에서 통계가 남아있는 2015년 1월 이후 최근까지 기록에서 가장 적은 월간 생산량이다.
열연강판 생산 감소는 설비 보수 영향도 있지만 내수가 부진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1~5월 일반강 열연광폭강대 내수 판매량은 417만7,62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2만9천톤, 5.2% 감소했다.
내수 판매 실적에서도 2월과 4월 실적이 유독 부진했다. 국산 공급량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그보단 국산 가격 급등 시기에 따른 구매 부담 증가가 더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2월 내수 판매량은 54만4,013톤으로지난 2018년 12월 50만8,589톤을 기록한 이후 38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4월 내수 판매도 56만5,316톤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16.7% 급감했다.
지난 2~4월, 열연강판 제조업계는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급등,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 및 수급 불균형으로 3개월 내내 시장 공급 가격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건설업 등 수요가들이 구매 가격에 대한 불만 또는 부담으로 최소한의 구매만 유지한 채 관망세를 보여 국내 열연강판 시황이 4월 중순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열연강판 업계는 수출 실적도 매우 부진하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반강 열연광폭강대 수출은 234만4,13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0만1천톤, 17.6% 급감했다. 중국 철강업계가 1분기 공식 오퍼 재개 시점부터 수출 가격대를 낮춘 영향과 국내 HR 제조사들의 원가 상승분 인상 반영, 1분기 국내 가격 상승기 내수 공급 집중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내수와 수출에 동시 부진으로 올해 1~5월 열연강판 월간 총판매는 단 한차례도 100만톤(1·3·5월 90만톤대, 2월 70만톤대, 4월 80만톤대)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1월과 4월, 5월에 총판매량이 100만톤을 상회했고 2월과 3월도 90만톤대에 이른 바가 있다.
열연강판 시장은 하반기 시장에서도 내수 판매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산 등 저가 수입재 물량이 대량 유입될 전망이고 조선을 제외한 수요 시장 업황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료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고 광양 4고로 등 주요 설비 개보수 일정 마무리로 생산 부담은 줄어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철강 가격 약세가 3분기 내로 바닥을 보일 것이라며 중국의 경기부양책 시도와 금융시장 안정세가 확인되면 4분기부터 시황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