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강관업계가 전방산업 수요 둔화에도 신규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천연가스를 앞세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 도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 의회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기후대응 및 관련 공급망 구축에 10년간 480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태양광, 풍력, 전기차 배터리 등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친환경 사업 기회가 커질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수요 부진, 원자재값 하락으로 인한 가격 하방 압력을 받고 있어 하반기 실적이 지난해 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강관업계는 상반기 유가 강세에 따라 유정용강관 매출이 늘었고 하반기도 강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관업계는 신규 시장을 도전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세아제강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자켓(Jacket)용 핀 파일이 적재되고 있다=사진제공 세아그룹■ 세아제강, 해상풍력 구조물부터 LNG용 STS강관 설비 증설
세아제강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과 순천공장에 LNG용 스테인리스(STS)강관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 2020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세아제강은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탑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해상풍력 자켓(Jacket)용 핀파일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세아제강은 전남 순천에 위치한 신텍의 공장부지 및 건물, 기계장치 등 자산 일체를 1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상풍력 구조물 자켓용핀파일 전용 생산라인은 면적 약 15,920평, 연산 7만2천톤 케파 규모로 증설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의 순천공장과 인근지역에 위치해 생산 및 공정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시너지가 기대되며 바다와 지리적으로 인접해있어 부피가 큰 자켓용 핀파일의 물류비 절감 효과의 이점이 있다.
이어 세아제강은 LNG프로젝트 수주 확대의 일환으로 스테인리스(STS)강관 설비를 순천공장에 증설할 계획이다. 이미 세아제강은 친환경에너지용 강관 수출에 저력을 보여왔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대란에 따른 신규 공급선 구축 프로젝트로 국내 강관업계에 호재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로 대체재인 천연가스 수요도 높아진 탓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액화 및 저장하고 운반하는 것은 그리 녹록한 과정은 아니다. 천연가스의 액화점은 1기압에서 영하 162도인데 이 기압과 온도 때문에 LNG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것이 까다로워진다. 탄소강 강재를 사용하는 원유나 가스와 달리 LNG 파이프라인에는 스테인리스(STS)강관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STS는 저온에서 취성을 띄는 탄소강과 달리 극심하게 낮은 영하 196도에서도 충격에 버티는 소재다.
■ 현대제철, 초대구경 강관 및 모듈화 제품 수요대응 위한 생산 구축
현대제철은 초대구경강관을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고 해상풍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상풍력 발전설비에 적용되는 강관제품은 발전단지의 경제성 확보와 제작공정의 편의를 위해 초대구경 강관 및 모듈 단위 제품이 요구되는 특징이 있다.
현대제철은 이와 같은 시장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가공 분야의 전문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다품종, 초대구경 강관을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울산2공장에 생산에서 품질, 납기까지 전담으로 진행하는 전문조직을 신설하여 해상풍력 시장 선점에 나섰다.
특히 현대제철의 강관공장 소재지인 울산은 동해 가스전 일대의 풍부한 풍력(風力)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조선소들이 입주해 있다는 점에서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의 최적입지로 꼽히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제주 한림 해상에 대규모로 조성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구조용 강관 및 핀파일 강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제주한림 해상풍력은 한국전력이 발전사로 참여하고 현대건설이 제주 한림읍 수원리 해역 일대에 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100MW급 해상풍력 발전단지이다.
현대제철은 발전설비의 하부구조물인 자켓과 구조물을 지지하는 핀파일에 사용되는 강관소재 약 1만2천톤을 공급하게 된다.
■ 휴스틸, JCOE설비부터 미국 4인치 조관라인 증설로 신규 시장 개척
휴스틸은 국내외 신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회사측은 군산공장의 공장에 JCOE설비를 도입과 미국 현지 공장에 4인치 조관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휴스틸은 군산공장에 약 1,720억원을 투자해 JCOE강관 설비 및 신규공장 건립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신규 공장 설립 및 설비 도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그린에너지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어 휴스틸은 미국 택사즈주 클리블랜드시의 신규 공장 설립 및 신규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수출시장인 북미 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지 신규 공장 설립에 나설 계획이다.
■ 넥스틸, 국내외 설비 투자로 불황극복 나서
넥스틸은 대형각관 설비를 증설과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넥스틸은 내수판매에서 기존 배관용강관 생산과 함께 경주 공장에 대형강관(26인치)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신규 조관기의 정상가동을 위한 준비를 위한 준비를 끝내고 정상 가동 중에 있다. 신규 조관기 2대는 3인치, 6인치다. 사이즈는 넥스틸은 배관용강관부터 컬러각관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건설용 강관 수요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수출 부문에서 회사는 미국 진출을 위한 설비 이전 작업을 완료했다. 지난해 포항공장의 4인치 조관기 해체 작업에 돌입했고 지난해말 미국으로 조관설비를 이전했다.
넥스틸은 미국내 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조인트 벤처 형식의 법인을 설립했다. 넥스틸은 유정용강관 생산에 필요한 기계 및 기술력을 제공하고 미국 파트너사가 공장 설립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했다. 넥스틸은 포항공장의 4인치 조관설비를 미국 휴스턴 공장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추후 설비의 경우 합리화를 끝내고 지난 7월부터 유정용강관 생산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