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 스틸서비스센터(SSC) 상장 5개 업체가 1분기 업황 호조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시황 악화에 발목 잡혔다. 1분기 경영 실적 발표 시점과 반대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한 가운데 판매 단가 차이로 매출액만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열연 SSC 상장 5개사의 총매출액은 6,065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714억원, 13.3%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삼현철강의 상반기 매출액이 1,767억3,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31억원, 23.1% 증가했다. 삼현철강은 포스코의 열연판재류 가공센터 및 현대제철의 형강지정점으로서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에 철강 시장 호황기로 평가받는 1분기부터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현철강에서 제품 제조를 통한 매출은 862억3,400만원으로 전체의 48.79%를, 상품 도매 매출은 893억9,3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50.59%를 차지했다. 임가공 매출은 11억1,200만원으로 매출 점유율이 0.63%에 불과했다.
독립 SSC 한일철강은 열연 코일과 강판, 형강 등을 해외 철강사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로부터 매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일철강의 상반기 매출액은 1,278억5,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9억원, 14.2% 증가했다. 한일철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판매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열연강판과 후판 등 제품의 제조 매출은 575억9,200만원을, 일반철구조물 제작용 도매 판매는 663억3,600만원을 차지했다.
한일철강의 임가공 매출은 27억3,700만원으로 매출 점유율이 2.1% 수준을 차지했다. 아울러 회사는 강건재의 건설 현장 장·단기 임대 수익으로도 41억9,400만원을 벌어들였다.
동양에스텍은 반기 매출액이 1,000억원대에 재진입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00억3천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0억원, 14.5% 급증했다. 열연강판과 후판, 코일 등의 판매 매출이 1,015억4,800만원을 차지한 가운데 표준플레이트(규격소재 철판) 및 기계 판매 매출이 100억3,700만원, 폐기물 중간처리 사업 매출이 119억6,200만원을 기록했다.
문배철강은 2분기 시황 악화로 정품 열연 수요가 줄어들어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문배철강의 상반기 매출액은 1,009억4,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0억원, 5.7% 감소했다. 회사는 커뮤니케이션 확충 및 품목의 다양화·대량화, 생산효율의 극대화로 고품질의 제품공급, 운송효율의 극대화로 원가절감 및 시간 단축 등을 통해 매출 규모를 회복할 계획이다.
대동스틸은 반기 매출액 1,000억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반기 대동스틸의 매출액은 910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5억원, 19% 급증했다. 대동스틸은 열연강판과 후판, 무늬강판, 형강, 스켈프 등을 취급하는 가운데 제조품 매출로 403억3,100만원을 상품 도매 매출로 499억3,600만원을 확보했다. 다만 임가공 매출은 7억3,200만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상장 열연 SSC들은 2분기 판매 가격 급락으로 수익성 부문에서 큰 치명상을 입었다. 상반기 5개사 총영업이익은 228억6,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92억원, 68.3% 급감했다. 5개사 모두 최소 34% 이상 영업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대동스틸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134억7,100만원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12억2,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의 매출총이익 감소와 판관비 급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기순이익도 지난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5개사 반기순이익 총액은 258억5,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54억원, 57.8% 감소했다. 대동스틸과 삼현철강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 30.5% 감소한 가운데 동양에스텍과 한일철강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86.7% 급감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컸다. 게다가 문배철강의 순이익은 전년 상반기 109억7,600만원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82억8,0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열연 SSC 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2분기 초반부터 6월 하순까지 열연강판과 후판 판매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두 철강재의 판매 가격은 4월 초순 톤당 140만원 수준(포스코산 수입대응재 기준)에서 6월 하순 톤당 110만원 전후 수준으로 불과 3개월 새 20% 이상 급락했다. 이 기간 국내 유통 수요가들이 국산재 판매 가격에 대한 불만으로 구매 관망했고, 비슷한 시기 저가 수입산이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가격 장기 약세가 발생했다. 반면 제철업계로부터 코일을 매입하는 가격은 판매 단가 하락 속도에 비해 느리게 인하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열연 SSC 업계는 하반기인 3분기에도 판매 가격 하락세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중국산 열연강판 수출 가격이 하락세를 멈춰서는 듯한 분위기를 내비치는 가운데 업계는 남은 3분기 시장에서 국산 가격 하락세를 최대한 방어하고 4분기부터 가격 인상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