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국내 수급이 향후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처음 우려했던 것 만큼의 상황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후판 국내 수급이 당초 예상보다는 무리 없이 돌아가고 있어서다.
후판업계에 따르면 후판 국내 수급은 아직 무리 없이 이뤄지고 있다. 유통 물량에 대한 소위 '걸어 잠그기 현상'은 일부 남아 있지만 전체 수급에 끼치는 악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포스코는 이달 중 포항 1열연과 2·3후판 및 1선재 공장 등의 단계적 재가동을 목표로 한데다 광양제철소 최대 생산 대응 체제를 이미 마련한 상태다.
태풍으로 인한 포항 지역 수해 발생 직후에는 후판 국내 수급에 심각한 불안정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었다. 후판의 경우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 가능한 물량이 있는데다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대응만으로는 수급 부족분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후판 최대 소비처인 조선업계가 최근 LNG 운반선을 대량으로 수주한 것과 현대제철 파업까지 겹치면서 후판 수급에 대한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대우조선해양은 LNG 운반선 6척을 1조8,501억원에 수주했다고 이번 달 4일 공시했다. 한국조선해양은 4,757억원 규모의 LNG-FSRU 1척을 수주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후판 국내 수급에 대한 불안정을 현재 수입산이 그 틈을 메우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후판업계 관계자는 "후판 수급 안정화와는 별개로 저가의 수입산이 국내 후판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며 "하루 빨리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3만6,038톤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9월 2만9,577톤보다 6,461톤(21.8%) 증가한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