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강판업계가 가전 물량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자 컬러강판업체에 물귀신 작전을 펼치고 있단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4분기 공급에 대해 톤당 5만원 이상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가전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내 가전 시장은 점차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컬러강판 업체들은 가격 인상은 물론 수익성 확보는 더욱 가중화되고 있다.
가전 물량은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공장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코로나 특수효과로 공장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된 상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수익을 거의 올리지 못하는 만큼 가전사들의 가격 인하를 받아들이면서까지 판매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건자재 부문에서도 업체별 가격 경쟁 출혈과 원가부담 상승 요인으로 이달부터 인상안을 추진했는데 가전재에서 수익률 저하가 이어진다면 수익성 악화는 컬러사들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은 가전 물량을 포기하고 싶은 것으로 보이지만 물량을 빼앗기면 다시 물량을 회복하기도 어려워 고민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들과의 협상에서 가격 인상보다는 인하를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