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열간압연강판(HR) 시장이 국경절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내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10월 둘째 주에 톤당 549.5달러(증치세 포함)를 기록했다. 전주 566.1달러 대비 16.6달러 빠진 가격이다. 중국 내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8월 둘째 주 톤당 600달러를 찍은 이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열연강판 선물 가격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상하이선물시장 내 열연코일 가격은 국경절 연휴 직후인 이번 달 10일에 톤당 3,886위안을 찍은 이후 가격 하방 압력으로 지난 13일 톤당 3,722위안까지 내려갔다. 참고로 선물 가격은 수출 가격 산정에 영향을 끼친다.
열연강판 유통 재고량은 감소세를 보이다가 증가세로 최근 태세 전환했다. 유통 재고량이 많아질수록 시장 경기가 불황임을 뜻한다. 열연강판 유통 재고량은 10월 둘째 주 기준 약 264만톤을 기록했다. 열연강판 유통 재고량은 지난 7월 넷째 주 321만톤을 기점으로 9월 마지막째 주에 242만톤까지 찍으며 그동안 감소세를 그려 왔다. 앞서 철강업계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열연강판 시장 유통의 흐름세에 향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재 유통 시장 내 열간압연강판 물량이 당시 거의 소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동력 회복 차원으로 열연강판 주문량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이런 전망과는 달리 위안화 가치 하락과 중국 내 철강 수요 부진, 대규모 정치 이벤트 등이 국경절 이후 중국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최근 달러화 초강세와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14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역내에서 거래되는 위안/달러 환율은 중국 현지 시간 지난 달 28일 기준 7.2위안을 돌파했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약 13% 떨어졌으며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평균 하락율을 넘어선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급랭하며 중국 내 부동산 기업들의 부실화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45%가 이익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20%는 미분양 아파트 등 재고 자산 평가액을 최근 시세로 재조정할 경우 파산할 가능성까지 대두된 상황이다.
지난 16일에는 중국 당국이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동요함 없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견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주요 도시 봉쇄 혹은 이동 제한 등의 방역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류 차질은 물론 수요 침체, 경기 둔화 속도가 중국 현지에서 가팔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제로코로나' 정책과 '대기질 개선' 정책 시행을 위해 주요 도시의 활동을 막고 제철소 등에 생산량 감산을 주문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8일에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 예정이던 '중국 3분기 경제 지표' 발표를 이유 없이 돌연 연기하기도 했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달 27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 평균(5.3%)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래프=철강금속신문)(그래프=철강금속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