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소프트가 연초 전기차 2차 전기 소재 산업에 포문을 연지 한 해가 다 되어간다. 회사는 새벽 배송 업체 ‘오아시스’를 설립해 기업 가치를 1조원까지 키워낸 것에 이어 새로운 ‘미래 먹거리’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아직 사업 계획 등은 대외 공개된 바가 없어 철강업계의 관심은 더욱 쏠리고 있다. 이에 직접 지어소프트를 찾아가 그들의 의견과 진행 상황을 들어봤다. Q. 지어솔루션이 철강업계 문을 두드리게 된 배경은? IT와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가 철강소재사업을 한다고 해서 철강업계 분들이 많이 놀라셨을 것 같다. 지어솔루션은 지어소프트가 신사업인 2차전지 소재 제조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된 자회사다. 지어솔루션 설립과 제조 사업 기획안 등은 모기업인 지어소프트의 기업 대표인 김영준 의장으로부터 나왔다. 김영준 의장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한 시스템 엔지니어 출신으로 국내와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 엔지니어링 경력을 쌓았다. 김 의장은 스웨덴 사브 콤비테크(Saab Combitech)그룹에서는 플랜트 자동화 업무를 담당했고, 독일 진공펌프 제조업체인 라이볼트 코리아(LEYBOLD Korea) 등에서 근무했다. 실전 능력을 바탕으로 오래간 니켈도금강판 사업안을 고민해왔고 이번 지어솔루션을 통해 본업 복귀를 하신 것으로 보인다. 또 굴지의 철강기업 퇴직자와 대기업 엔지니어링 출신들의 숨겨진 조력과 협업 바탕으로 사업 내용을 더욱 구체화해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어소프트의 비상장회사인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가 곧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 기준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급 기업까지 키워냈다. 잘 키운 외동아들 같은 오아시스가 출가하게 되면서 공백을 채워 줄 미래 먹거리 사업이 필요했다. Q. 기존 사업 부문인 소프트웨어와 유통 부문 사업과 철강업이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 소프트웨어와 유통부문, 철강업과의 연관성을 염두해두고 사업 계획을 짠 것이 아니기에 공통분모를 찾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오아시스(OASiS)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기농과 친환경 상품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바 있다. 좋은 상품, 세상에 없는 가격, 생산자 직거래 방식 등의 소비자에 보여 온 경영 철학들은 이번 니켈도금강판 제조 사업에도 충분히 적용해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원통형 배터리 소재 사업의 미래성은?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4680 배터리를 필두로 2차 전지 시장 내 원통형 배터리의 케이스로 사용되고 있는 니켈도금강판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또 최근까지 원통형 배터리만이 장거리를 소화할 수 있는 소재로 자리 잡고 있어 마켓 점유율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차전지용 니켈도금강판은 기존 표면처리강판에 비해 열처리 및 압연 등 추가 공정이 필요하지만 판가가 높아 수익성 역시 크게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우 부지 확보와 기계 장비 등 자금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러나 소기업이 자금을 확보하여 진행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대기업 역시 진출하여 공급한다는 것은 현 상황에서 효율적인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기술력과 자금력을 동시에 가진 중견기업 정도가 이 사업에 적격인 것으로 시장에서도 판단하고 있다.
Q. 2022년 공장 착공을 마친 후 2023년 양산에 돌입 한단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현재 달성률은? 기존 계획은 2022년 연내 착공을 마친 후 2023년부터 3월 제품 시제품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장 설계와 원소재 수급 등이 현재 다양한 루트로 준비되고 있고 내년쯤 사업이 본격 착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장 준공 계획과 설비 배치 등과 관련된 도면 작업은 모두 마친 상태다. Q. 공장에 구축되는 설비 특징은? 우선적으로 웨어퍼(Wafer) 전문가를 두고 있고 그의 주도하에 기술과 기획부문의 효율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장비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말이다. 또 국내외 경쟁사들은 프랑스제 설비를 도입해 신설하도록 하지만 당사는 설비 구축에 대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함에 따라 국산 제작할 예정이다. 해외 설비 도입 및 착공은 2~3년 정도 소요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 직접 설비를 제작한다면 공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이미 도면이 나왔고 이를 토대로 조립과 해체, 결합 등으로 빠르게 설비를 완성시켜 나갈 계획이다. Q. 니켈도금강판 원소재는 현재 포스코에서만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국내 유일 니켈도금강판 제조사인 TCC가 전량 수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소재 수급계획은? 현재 포스코 측과 지속적인 컨텍을 하고 있지만 포스코로부터의 내수 공급이 쉽지 않은 상태다. 니켈도금강판에 쓰이는 원판은 BP와 CR 등이 있는데 이 소재들 역시 냉연 특수소재로 국내에선 포스코에서 한정적으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원소재는 고로사에서만 제조 가능하다. 국내 수급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해외 고로사로 방향을 틀고 있다. 소재 확보가 맹점인만큼 일본과 인도 타타스틸 등 해외 생산 가능업체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당사는 반도체 웨이퍼 생산 장비와 LCD 유리코팅 분야에서 장비를 만들고 운영한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유수기업과 국내업체와의 지분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원소재는 해외 유수 기업 50%, 국내업체 50%에서 공급 받을 계획이다. 특히 국내 철강회사들이 얼라이언스를 맺어 합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Q. 공급계획은? 2차전지 원통형 셀(Cell)의 캔에 사용되는 전기니켈도금강판은 가공업체를 거친 후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셀로 공급 될 예정이다. 현재 이들에게 공급되는 니켈 열처리 제품은 국내 업체에서 독점 공급되고 있고, 특히 삼성SDI와는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당사는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내수 영업을 기울일 것이며, 내수를 먼저 성공시킨 다음으로는 수출을 통한 공급도 고려하고 있다. Q. 상장사인만큼 신사업 계획안만 내놓고 실제 이행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철강에는 문외해 보이는 기업이 출전식을 알리면서 시장에서는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만의 방식인 “촌스럽고 천천히”로 계획한 바를 끝까지 밀고 나갈 것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난 3월 대구시와의 투자협약(MOU)에서 대구국가산단에서 앵커 부지로 남겨둔 6필지(20만㎡)의 절반을 대규모 필지를 지어솔루션이 제공받았다. 3만3000㎡ 이상 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만큼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에 부응해야 할 뿐 아니라 무게감도 남다르다. 투자협약 당시 대구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이미 통과한 상태로 늦지 않게 공장을 완성하고 향후 스텝을 순차적으로 이행해나갈 방침이다. 지어소프트 김영준 의장 역시 지어솔루션 대표를 겸직하면서 신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 생산 장비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소재 양산 시스템과 공장 설계 등에 참여하고 있다. 또 최근 몇 개월 간 경영 이사진들이 회의에서 지어솔루션 사업에 대한 수급계획 등을 포함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안들을 내놓고 있고 회의에서 논의되는 니켈도금강판의 내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진들도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주요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김 대표을 포함한 엔지니어 인력들과 임원진들이 지어솔루션의 내실 있는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준비 중으로 곧 ‘짠’하고 나타날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지어솔루션이 배터리 원통소재를 만들어 선발업체들과의 경쟁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현재의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의 가격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 업계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전기차를 구입하는 최종 소비자에 가격 전가현상을 겪지 않게 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