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간압연강판 유통업계가 화물연대 총 파업 소식에 깊은 시름에 잠겼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이 확산하는 가운데 그나마 수주한 물량마저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열연강판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0시로 예고된 '화물연대 무기한 전면 파업'으로 인해 전국 모든 열연 물량의 유통 흐름이 사실상 끊긴 상태다.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차량을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부진에 파업까지 겹치면서 시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 같아 걱정만 쌓인다"며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루 빨리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본부 노동자들은 예고대로 24일 0시를 기해 총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화물연대가 당정의 안전운임제 일몰 3년 연장 법안에 대해 "화주 책임을 삭제한 악법"이라며 반발에 나선 것이다.
참고로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보다 적은 돈을 주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저가 운임으로 화물 노동자가 과로·과속·과적으로 내몰리고 사고로 이어지자 이를 막자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지난 2020년에 3년 일몰제로 도입된 것이어서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업계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최근의 열연강판 유통 가격 하락세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열연강판의 호가는 이번 달 초까지 톤당 105만원선 내외를 유지하다가 최근 톤당 10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국내에 유통되는 열연강판의 호가는 지난 10월 톤당 125만원선을 찍고 현재 하락세에 놓여 있다. 이에 업계는 추가 하락을 감안해 유통 가격 지지선을 90만원선 초반까지 예상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