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열간압연강판(STS HR)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9월 제철소 피해 직후 늘어난 계약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흐름이다. 4분기 국산 수출은 1만톤 후반대 수준으로 평월보다 절반 이상이 급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1월 스테인리스강 열연광폭강대 수입량은 4만757톤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약 3만2천톤, 4.5배(359.6%) 급증했다. 11월 수입량은 올해 1~10월 월평균 수입량이 1만6,323톤에 그친 점과 비교해 봐도 압도적인 물량이다.
이 같은 11월 수입량 급증의 원인은 9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초순, 태풍 힌남노 발생 및 남부 지역 상륙 당시 포항제철소는 제강과 열간압연 설비, STS냉간압연 설비 등 STS 생산 체제 전반에서 침수 피해를 봤다. 이에 STS 코일 재고 피해와 생산 전 과정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중 피해가 적었던 제강 설비가 재빠르게 복구됐던 가운데 제철소 1열연 설비는 10월 하순 쯤에 복구가 완료(2열연은 12월 내)됐고, STS 2냉연 설비는 이 달 들어 재가동될 예정(STS 1냉연은 내년 1분기)이다. 때문에 9월 수입 계약 체결 당시에는 국내 STS HR 수급 일정에 대한 우려와 가격 급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컸었다.
실제로 국내 대형 수입업체 한 곳이 제철소 피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자사 재고 판매 가격을 톤당 40만원 수준 인상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타 수입업체와 국산재 취급 업체도 불황기에 가격 동반 인상에 나서면서 수입재와 국산재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9월 신규 수입 계약이 평소보다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산 수입 물량이 국내 계약에서 현지 생산 및 선적, 국내항 하역까지 통상 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11월부터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포스코 등 국내 제조사들이 국내 수급 안정화를 위해 중국 등 해외 생산법인을 통해 STS HR 수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관계자들은 이 물량들도 11월에서야 국내 시장에 본격 유입되는 중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들로 11월 중국산 수입은 2만7,820톤으로 전월 대비 652.7% 급증했다. 또 다른 아시아지역 주요 STS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산 수입도 11월에 6,502톤으로 전월 대비 2,081.9% 급증했다.
STS 업계는 9월 가격 급등 이후 10월부터 최근까지 수입산과 국산 STS 강판 유통 가격이 약보합세로 돌아섰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업계는 10월 가격 약보합세 시기에도 신규 수입 계약이 평월보다 증가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10월은 하반기 들어 유통 시장 가격대가 가장 높았던 시점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다수 시장 관계자들은 설비 복구가 빠르게 완료되더라도 가동률 정상화 시기까지 빈틈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에 연말을 넘어 길게는 내년 초까지 STS HR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11월 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2,443.9달러로 1~10월 평균 톤당 달러 2,798달러보다 12.7% 하락했다. 연평균 수입 단가는 톤당 2,727.2달러 수준이다. 올해 누적 수입량은 20만3,98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수출은 2개월 연속 월 1만톤 후반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1월 국산 스테인리스강 열연광폭강대 수출량은 1만7,429톤을 기록했다.
10월 수출 실적 1만9,092톤보다 약 2천톤, 8.6% 감소했다. 이는 STS HR 제조업계의 국내 공급 안정화 조치와 생산 차질 때문을 풀이된다. 아울러 주요 시장인 베트남 및 중국으로의 수출 실적을 인위적으로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STS 업계는 국산 공급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진 수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내년 1분기 이후에서야 수출 규모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2,108.2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연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2,430.3달러 수준이다. 올해 누적 수출량은 35만1,21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급감했다.
STS 시장은 내년 초에 국내 STS HR 공급 능력이 평상시 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내년 상반기 국내외 인플레이션 상승과 소비 심리 악화과 지속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내년 상반기 수출입 규모는 느린 속도로 회복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해외 시장과 국내 철강업 전문가들은 내년 2분기 또는 하반기부턴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 악재 해소와 중국 철강 시황 반등 기대감으로 글로벌 STS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리라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