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STS) 업계가 포스코의 내년 1월 가격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내에서 더 이상 공급 안정화 조치 일환의 인위적으로 가격 동결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앞서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상과 인하 가능성 모두 열려있는 상황이라 가격 통보 이전까지 업체별 대비 전략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올해 7월부터 올해 12월까지 STS 코일의 주문투입분 및 재고재 출하 가격을 한 차례도 인상하지 않았다. 300계와 400계를 통틀어 하반기에 가격을 인위적으로 동결한 것.
같은 기간, 주요 원료인 니켈과 몰리브데넘 가격은 연이은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세계 STS 업계가 제품 가격 산정에 지표로 인용하고 있는 런던금속거래소(LME) 내 니켈 현물 가격은 3분기 평균 톤당 2만2,070.4달러에서 4분기 평균 톤당 2만4,514.9달러(10월 1일~12월 13일까지)로 11.1% 급등했다. 특히 12월 들어 LME 니켈 가격은 톤당 3만달러 전후 수준을 오르내리는 압도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STS316L 강종 제조원가에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몰리브데넘은 중국 시장 50% 정광 거래 가격이 12월 둘째 주 톤당 3,474위안으로 하반기 마지막 주에 기록한 가격 톤당 2,740위안보다 26.8% 급등했다.
이 같은 원료 가격 강세와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유럽과 일본, 대만, 미국 등 해외 STS 제조사들은 300계 중심으로 3분기 중반부터 연이어 출하 가격을 인상했다. 이와 달리 주요 STS 생산국 중에서는 봉쇄 영향을 강하게 받은 중국 제조업체와 국내 제조사만이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다.
국내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억제해온 것은 2분기 이후 연말까지 국내 STS 수요 부진과 STS 유통 가격 약세가 지속돼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9월 이후부턴 국내 STS 제조사들이 포항제철소 STS 생산설비 침수 피해를 감안해 시장 안정화 목적으로 가격을 동결해왔다.
다만 최근 포스코를 비롯한 제조업계는 12월 들어 STS 열연재 등 공급이 상당 부분 완화됐고 해외 생산 법인과 포항제철소 외 국내 STS 냉간압연 설비 이용으로 STS 냉연재 공급이 재개되고 있다며 더 이상 인위적 가격 동결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보이고 있다.
이에 판매 대리점과 실수요업계 일각에선 내년 1월부터 제조사 출하 가격이 단계적으로 오르리라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해외 업체들이 최근 2~3개월에 걸쳐 300계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상해온 만큼 국내 제조사들도 내년 공급 가격을 단번에 큰 폭으로 인상하거나 국내외 환경을 감안해 천천히 인상 적용할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 반대편에서는 수요 부진으로 인한 가격 동결 장기화 또는 소폭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STS 수요가 장기 부진에 빠진 가운데 내년 상반기 STS 수요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대형 STS 실수요 업체들의 영업 악화와 재고자산 증가가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STS 판매점들의 연말 판매 현황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도 12월 중순 포스코산 STS304 냉간엽안간판은 3개월 전보다 톤당 20만원 이상 하락한 톤당 420만~43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11월 급증한 수입재가 국산 제품 가격에 인하 압박을 주고 있는 점도 부담 요소로 꼽힌다.
이처럼 유통 및 실수요 시장에서 내년 제조사 가격 전망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STS 공급사인 포스코는 1월 가격 결정에 장고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연초 인사철 영향과 함께, 내년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 및 시장 공급 안정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감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STS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산재 공급은 일부 특수한 조건의 제품을 제외하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라며 “시장 수급 상황과 원료 가격 동향, 고객사 입장 등을 들여다보며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