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봉강 업계와 스테인리스(STS) 업계가 주요 원료 중 하나인 몰리브데넘의 국제 가격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몰리브데넘 가격 상승세로 공구강과 듀플렉스강, STS316계 생산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시장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12월 중순, 중국 시장에서 몰리브데넘 50% 정광 거래 가격은 톤당 3,474위안으로 한 달 전보다 12.1%, 4분기를 시작한 10월 초순보다 19.3% 급등했다. 중국의 국영 시장 조사기관인 안타이커(Antaike)도 이달 중순 몰리브데넘 45~50% 정광 가격이 톤당 3,742.5위안으로 한 달 전보다 20.7%, 10월 초순보다 27.7%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견조한 국제 수요(석유 정제용 포함)에 비해 부족한 몰리브데넘의 공급 상황과 가격에 비탄력적인 글로벌 매수세, 몰리브데넘 광산 및 제련 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한 자신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주요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에서 대부분의 몰리브데넘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이 같은 몰리브데넘 가격 강세에 유럽 오토쿰푸는 12월 STS316 강종 할증료를 10.1% 인상했고, 또 다른 유럽 특수강 업체인 아페람은 12월 STS316L 할증료를 톤당 85유로를 인상했다. 국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12월 가격 동결 및 인하에 나섰던 대만 STS 업계마저도 STS316L 할증료만큼은 톤당 50달러 수준을 인상했다.
국내에 경우 STS316L을 포함한 300계 가격이 4분기 내내 동결됐다. 9월 포항제철소 피해 이후 시장 안정화 조치로 가격 동결이 지속되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스테인리스 수요가 부진한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추가된다. 또한 특수강봉강 업계도 일부 생산 차질과 국내 수요 부진에 가격 산정에 눈치를 보고 있었다.
다만 장기화된 수입 가격 강세로 인해 국내 특수강 업계와 스테인리스 업계가 내년부터는 가격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몰리브데넘 첨가 제품 출하 가격이 원료 가격 강세와 달리, 인상 적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조사마다 수익성이 적지 않게 악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특수강봉강 제조업계와 STS 제조업계로서는 신수요가 기대되는 수소 시장 성장에 맞춰 내열성과 내식성, 수소 취성이 더욱 강한 몰리브데넘 첨가 제품 투자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적정 수익성 확보도 필요하단 입장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의 방역 정책 변화 등을 감안해 내년부터 몰리브데넘 첨가 제품들의 국내외 시장 가격이 강세로 돌아서리라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외 특수강봉강 및 스테인리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업계 내에서도 내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하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