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들의 탄소중립 정책과 전기차 보급의 급속한 확대로 인해 리튬 수요가 급증하고, 미국의 IRA 법안 통과로 중국산을 대체할 새로운 리튬 공급처가 필요한 가운데 브라질이 새로운 리튬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어 국내 산업계의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등에서는 리튬이 대부분 염호에서 채굴되나 브라질 리튬은 페그마이트형 암석 지대에서 많이 발견된다. 리튬은 염호보다 암석 지대에서 채굴하는 것이 개발비용이 더 높다. 하지만 이차전지 소재 가치가 오르면서 브라질 리튬 채굴사업도 사업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광물자원발굴청(CPRM)은 2017년 대대적인 리튬 매장량을 측정하였으며 전 세계 리튬 매장량 중 브라질의 매장 비율이 0.5%에서 8%로 대폭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리튬은 2010년대 중반부터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출시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자원 중 하나가 되었다. 리튬 전지는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이 장점으로 이동용 전자제품이나 전기자동차용 전지로 많이 활용된다. 각국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기에 이차전지 산업은 향후 수십 년간 성장할 것이다.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는 2030년 판매되는 차량의 30~40%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주 광물탐사 및 발굴 협회는 2025년까지 리튬 원자재, 리튬 가공(프로세싱), 이차전지 시장이 각각 200억 달러, 430억 달러, 4,24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튬은 이차전지, 세라믹/유리, 윤활유, 그리즈, 공기 청정, 플루스 파우더의 원료인데 점차 이차전지용 소재로 많이 사용될 것이다.
리튬 매장량 최대 47만 톤, 리튬 국제가격 상승에 브라질 리튬 광산 개발 확대
브라질 리튬 매장량 및 생산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021년 브라질 리튬 매장량이 9만5,000톤으로 채굴 기술이 발전하고 리튬 관련 광물법/제도가 안정화되면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기술로 접근하지 못하는 리튬 광석까지 합하면 매장량은 47만 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 브라질은 2020년 1,900톤을 생산하면서 리튬 5대 생산국 안에 들었다.
주요국의 2020년 리튬 매장 및 생산량. (출처=USGS 2019)브라질 리튬 매장량이나 생산량은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 등 주요국에 비해 미미하고 광산 개발비용도 높으나 최근 이차전지 산업 호조로 리튬 국제가격이 상승하자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국 리튬 생산자들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고 칠레 등 일부 국가는 리튬 등 전략자원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기에 앞으로 이차전지, 소재회사들은 리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2018년 이후 브라질 리튬 탐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2018년 브라질 광물청(ANM)은 117개의 리튬 탐사 요청서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17년에 비해 3배, 2016년에 비해 4배 상승한 수치다. 리튬이 많이 매장된 아라수아이(Aracuai) 지역만 46개의 탐사 요청서를 접수했다. 브라질 리튬은 염호가 아닌 광석에서 채굴해야 하기에 생산비용이 높으나 리튬 가격이 상승하자 사업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튬 가격 상승에 채산성 향상, 기존 공급국 대체 공급지로 성장 가능성 높아산업계, 현지 기업과의 합작 통한 리튬 공급 물량 확보 및 연관 제조업 진출 필요
이런 추세를 감안할 때 향후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호주, 칠레 등을 대체하는 공급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시그마 미네라써웅의 리튬 개발/상업화 성공사례 이후 더욱 많은 기업들이 브라질을 주목할 것이다.
브라질 연방정부나 미나스제라이스 등 주정부는 자국 리튬 매장량이 늘어나자 광산개발, 이차전지 제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나스제라이스 주정부는 자회사 CODEPAR를 통해 리튬 생산기업 및 이차전지 생산을 계획하는 기업 지분을 인수했다. 연방정부는 광물자원발굴청(CPRM)을 통해 미나스제라이스, 파라이바, 히우그란지두노르치 등 중부, 북동부 지역에서 신규 리튬 매장지를 탐사하고 있다. 탐사 결과에 따라 브라질 리튬 매장량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민간기업의 리튬 관련 연구활동도 활발한데 CBMM은 도시바, 소지츠와 합작하여 니오븀과 타이타늄을 양극재로 하는 리튬전지를 연구하고 있다. CBMM과 도시바는 720만 달러를 투자하여 배터리 파일럿 연구시설을 건설하기도 했다. 알도 솔라(Aldo Solar), 테하 월박스(Terra AC Wallbox) 등은 브라질에서 아직 전기차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음에도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다.
향후 브라질 리튬 산업은 업스트림 광산개발부터 다운스트림인 배터리, 충전인프라 등도 서서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우리기업의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국내 산업계는 브라질 리튬 기업들과 접촉을 통해 수입물량을 확보하거나 공동으로 신규 광산을 개발하고, 이차전지와 전기차 등 연관 제조업 분야에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