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철근 수요에 대한 관심은 3년 연속 1천만톤 달성 여부에 모인다. 2021년 철근 수요는 2019년 이후 2년 만에 1천만톤을 달성한 바 있다. 팬데믹 기저효과와 건설 등 수요산업 회복세에 힘입어 생산량과 판매량에서 전년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2022년 철근 수요는 상고하저 영향 속에 전년 대비로는 소폭 감소하겠지만, 역시 1천만톤 수준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고금리와 PF발 건설 경기 부진 영향 속에 2023년 철근 경기는 2022년 대비 약간 식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공급 이슈로는 2022년 하반기 철근 시장에 발을 들인 한국특강의 상업 생산량이 언제 정점에 도달할 것인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 철근, 올해도 1천만톤 수요 가능?
코로나19 팬데믹 기저효과가 발휘된 데다 건설산업 등 수요산업의 회복세가 가미되면서 2021년 국내 철근 수요(수입 포함)는 2년 만에 1천만톤을 넘겼다. 2022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자원 전쟁이 불 붙으면서 철스크랩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상반기 국내 철근 시장도 오랜만에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전반적인 철스크랩 가격이 급락했다. 여기에 PF발 건설 경기 부진, 고금리 영향에 따른 부동산 하락이 이어지면서 2022년 전반적인 철근 경기는 2021년 대비 부진한 시황으로 전락했다.
현대제철 철근 제품.
2023년 철근 시황은 2022년에 이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저효과도 끝난 데다 최대 수요 시장인 건설 경기의 부진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강타했던 2020년 국내 철근 시장은 2014년 이후 6년 만에 연간 1,000만톤 수요를 지키지 못하고, 제품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수요 부진으로 최적 생산과 최적 판매를 진행해야 했던 철근 제품은 2021년 초반에는 수급 파동을 겪을 정도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바 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이러한 기저효과와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모두 잦아드는 모습을 연출했다.
2020년 985만톤에 그치면서 철근 시장 호황의 기준인 1천만톤을 밑돌았던 국내 철근 수요는 이로써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1천만톤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을 포함하여 2023년 철근 내수는 1,005만톤 수준으로 1,000만톤 수준을 유지했던 2022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나 감소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22년 전체적인 철근 수요는 팬데믹 극복과 수요산업 회복 속에 제품 수요가 반등하면서 한때 철근 수급 파동이 일 정도로 시황 호조를 나타냈던 2021년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동력이 많이 약화된 모습이었다.
2023년에도 고금리와 건설 경기 부진이 우려되면서 전반적인 철근 시장의 모습은 2022년 대비 크게 개선될 기미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특강의 철근 시장이 본격화하면서 공급이 증가하면 철근 가격을 더욱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자라고 있다.
한편, 현대차증권 박현욱 애널리스트는 2022년 국내 철근 수요는 1,040만톤으로 2021년 대비 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한, 2023년 국내 철근 수요는 980만톤으로 철근 수요 성수기를 판단하는 연간 1천만톤을 다시 밑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욱 애널리스트는 철근 수요 부진 이유로 건설 경기 부진을 들었다. 박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 영향으로 전방산업인 주택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과거 철근 수요가 1천만톤을 밑돌 경우 철근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커지는 경우가 있었으며, 한국특강의 신규 진입도 있는 만큼 각 업체들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건설수주 7.5% 하락 전망2022년 역대 최대 … 2023년 공공 3.1%·민간 9.0%↓
2023년 건설수주는 7.5% 감소한 206조8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수주는 2020년 194조1천억원, 2021년 212조원, 2022년 223조5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해왔다. 그러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 정부 SOC 예산 감축 등에 따른 영향으로 2023년에는 7.5% 감소한 206조8천억원으로 4년간의 증가세를 마감하고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내 건설투자는 7년래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 건설투자의 기저효과로 2023년에는 전년 대비 0.1% 증가가 전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258조6천억원으로 2015년 239조8천억원 이후 7년래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에 4.5% 감소해 부진했지만, 연말 밀어내기 분양이 일부 증가하고 토목투자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예상했다.
그러나 2023년 국내 건설투자는 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상업용 건물투자와 토목투자 부진이 예상됐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주거용 건축투자 일부 회복이 있으나 금리 상승 영향으로, 미분양이 증가해 건설투자가 횡보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비주거용 건축투자 상업용 건물투자 감소 영향으로 위축될 전망이나 반도체 공장 투자로 일부 감소 폭이 완화 될 것”이라고 전했다.
토목투자는 민간사업에서 일부 회복이 있을 수 있으나 토목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공공공사가 정부 SOC 예산이 10% 이상 감소한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박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2023년 건설 정책과 관련하여서는 △금융 시장 불안정성 해소를 위한 적극적 위기 대응책 필요 △2023년 공공 토목 투자 공백 클수록 경제 미치는 파급 효과 커 이를 최소화할 필요 △선 규제 완화, 후 주택 공급을 통한 주택 시장 연착륙 방안 모색 등이 필요 등이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연구위원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2,050억원의 강원도 보증 채무 디폴트 발생 이후 자본 시장 전반으로 자금 조달 애로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위기 대응 및 대내외적 시장 신뢰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공공 토목 투자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PF 시장 위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공공 부문에서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