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로벌 인프라 수요 기대 속에 철광석 가격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별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며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다만 철강 업종은 2022년 미국 공급망 정책과 중국 인프라 정책 등 글로벌 인프라 수요 기대가 존재하고 있다. 또 바이든 정부의 산업정책은 소재 내재화와 제조시설 확충,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전통 인프라 투자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중국 철강 가격의 바닥을 받쳐준 것은 원재료 가격이었다. 철강 가격, 철광석 가격이 생산비용 측면에서 바닥을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철강사 롤마진은 톤당 300위안 대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21년 수출증치세 폐지는 중국 철강사들의 마진이 보장되지 않는 가격에서는 가동률을 높일 유인을 제거한 것이다. 철강 가격이 하락하거나 전방수요가 부진하면 중국 철강사들은 가동률 조정에 들어간다.
2022년 이어진 인플레이션, 전력비 상승 등으로 인한 광산 가동 비용증가, 원재료 가격의 하단 상승도 이미 구조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이에 철광석 가격은 광산기업들의 비용 곡선상 90% 분위, 톤당 80달러를 하방 지지선으로 지키며 2022년 11월 4주차 이후로 톤당 100달러 수준까지 회복세를 나타냈다. 원료탄 선물가격도 톤당 300달러 후반대 수준을 지켰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인프라 정책은 도로교통인프라, 전기차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에 집중했다"며 "이러한 인프라 투자는 비주거부문 건설로서 주택만큼이나 철강 수요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며 철강 사용 집약도가 높은 분야"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트럼프 정부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 기조 하에서도 미국의 철강 가동률과 철강 가격은 상승한 경험이 있다"며 "현재의 상황은 더 긍정적이며 유형 자산 설비 투자를 더욱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의 생산능력 통제 정책은 확고하고 미국의 중국산 철강 규제 흐름 속에 국내 기업의 철강 제품은 고부가/친환경 포트폴리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 경제 재개에 철광석價 영향
중국 경제 재개에 따른 철광석 가격의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씨티그룹(Citi)은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검역 완화와 부동산 부양책에 단기적인 철광석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장기적인 전망은 국가의 신용 정책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철광석 가격에 대한 3개월 기대치를 톤당 110달러에서 120달러로 높였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수많은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추가자금이 제공되면서 기준 철광석 현물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중국의 향후 3~6개월 안에 의미 있는 신용 완화를 시행하면 철광석 가격이 톤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씨티그룹의 설명이다.
이와 달리 ING그룹은 2023년 철광석 가격에 대해 연초 하락하고 하반기에 부분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ING는 2023년 철광석 가격에 대해 평균 톤당 9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그룹에 따르면 1분기에 톤당 85달러로 떨어지고 2~3분기에는 톤당 90달러, 4분기에는 톤당 95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의 코로나 19 제로 정책과 부동산 위기, 세계 경제 둔화를 꼽았다. 이에 2023년 하반기에 완화된 규제는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게 ING의 설명이다.
ING는 2022년 글로벌 소비 부진으로 인해 철강업체들의 손실로 겨울 조강 생산량을 하루 최소 1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철광석 수요 전망은 특히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중국의 철강 생산량 제한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 피치, 국제 철광석 및 석탄 가격 전망치 유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022년과 2023년 금속 및 광업 가격 전망’을 업데이트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붕괴, 국제 물류대란, 주요국들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으로 전 세계 철강 수요가 약세를 지속함에 따라 국제 철광석 가격 전망치를 2022년 톤당 115달러, 2023년 톤당 85달러로 유지했다.
피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대러시아 무역제재와 우크라이나 생산 활동 중단으로 철광석 공급이 감소하면서 유럽과 중국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 공급 과잉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23년도 전망과 관련해서는 엇갈리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소한 2023년 상반기까지는 유럽의 에너지 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의 감산조치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을 대신해 고로 생산을 확대해 온 아세안 철강업계마저 급격한 경기 둔화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급감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 이어 아세안 지역까지 철강 수요가 둔화될 경우 철광석 가격에 대한 하방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다. 최근 브라질에서 폭우로 인해 광산업계의 생산이 큰 차질을 빚게 되면서 공급 차질이 수요 감소에 따른 하방압력을 상쇄시킨다는 것이다.
철광석이 수요 감소에도 공급 차질로 인해 국제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반해 석탄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피치는 2022년과 2023년 석탄 가격 전망치를 각각 톤당 370달러, 톤당 200달러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유럽 에너지 위기 속에서 철강산업계가 사용하는 석탄은 감소했지만 러시아발 가스대란으로 인해 석탄발전이 증가하면서 발전용 석탄 수요는 증가했고, 이는 2022년 석탄 가격을 뒷받침하는 원인이 됐다.
그러나 피치는 철강업체들의 수요 감소와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로 인해 2023년에는 석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치는 또한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가 해제될 가능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치의 예상에 대해서는 반론도 존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국제 가스 가격 강세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산 가스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전 세계적인 발전용 석탄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2023년도 석탄 가격은 결국 지정학적 갈등 해결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호주, 2022~2024년 철광석 수출 연평균 3.2% 증가 전망
주요 광산업체들의 신규 프로젝트 추진과 아세안 등 신흥국들의 고로 생산용량 확대로 인해 호주의 철광석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출단가 하락으로 인해 철광석 수출액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산업혁신과학부가 발표한 ‘분기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철광석 수출액은 생산량 증가에도 수출단가 하락으로 인해 2022년 약 1,340억 호주달러에서 2023년 1,190억 호주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철광석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2024년에는 950억 호주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상반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공급망 붕괴로 철광석 가격이 상승했으나, 중국의 감산 조치 및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2분기 말부터 점차 하락하면서 3분기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평균 100달러 안팎을 기록했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붕괴, 주요국들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전망은 철광석 가격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보고서는 2022년 철광석 평균 가격은 톤당 110달러에서 2023년 평균 90달러로 하락하고, 2024년에는 톤당 평균 70달러 안팎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수출단가 하락으로 수출액은 감소하지만 신규 프로젝트와 신흥국들의 고로 생산 확대로 인해 철광석 생산과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리오 틴토(Rio Tinto), BHP 빌리턴(BHP Billiton), 포르테스쿠(Fortescue)의 주요 브라운필드 및 그린필드 프로젝트가 급증한 가운데 호주의 2022년 상반기 철광석 수출은 약 4억3,0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그리고 2022년 호주의 철광석 총 수출은 8억8,2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호주의 철광석 수출은 연평균 3.2% 증가하여 2024년에는 약 9억5,9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세계 철강시장의 주요 철광석 공급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로 인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이전의 대유럽 수출 물량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공급망 재편은 미국과 유럽의 무역 제재와 함께 물류 문제로 인해 제약을 받을 수 있다.
■ 철광석價 상승에 철강업계 2023년 1월 가격 인상
국내 철강업계가 2023년 1월 열간압연강판(HR) 등 판재류 가격 인상에 나선다. 이번 가격 인상은 최근 철광석 가격 상승과 함께 중국산 HR 수출 오퍼가격 상승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철강 가격을 동결했던 포스코는 1월 HR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023년 1월 HR 물량에 대해 톤당 5만원 인상한다. 현대제철의 경우 1월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경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지금까지 포스코 가격 정책을 따라왔던 만큼, 이번에도 포스코와 같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도 1월부터 유통향 냉연도금 전제품과 컬러강판 가격을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 품목에 해당되는 제품은 냉연도금과 컬러강판의 모든 제품이다. 인상 금액은 각각 톤당 8만원이며, 2023년 1월 1일 출고분부터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