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스테인리스협회(WORLD STAINLESS ASSOCIATION/옛 ISSF)가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스테인리스강 조강 생산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과 미국, 아시아, 유럽 등 주요 생산국 및 대륙별 차이가 없이 모두 생산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스테인리스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1~3분기 전 세계 스테인리스강 조강 생산량이 2,899만5천톤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00만톤, 3.5%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스테인리스 시장은 글로벌 물가 급등(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소비 투자 심리 악화로 수요가 크게 악화된 바 있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STS 생산국들이 감산을 추진하고 있었다. 더구나 중국은 강력한 방역 정책이 스테인리스강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국내에서는 9월 포항제철소의 태풍 침수 피해 영향 등이 발생했다.
이 같은 시황은 개별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2022년 1~3분기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량은 2,363만5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고강도 코로나 방역 정책 시행 시기에 내수 소비 위축과 철강 생산 활동에 대한 제약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또한 9월 스테인리스 코일 생산에 어려움이컸던 한국과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해외 다수국에서 덤핑 제재를 받는 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된 ‘기타(Others)’ 항목 국가의 지난해 1~3분기 스테인리스 생산량은 607만4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2022년 1~3분기 조강 생산은 574만6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소폭 감소했다.
개별 통계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아시아와 기타 지역 국가들보다 서양권에서 생산량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지난해 1~3분기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량은 158만9천톤을, 유럽의 1~3분기 조강 생산량은 480만9천톤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2%, 11.2% 급감했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두 지역은 2021년보다 조강 생산량이 급감하는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이는 원료 가격 급등 충격과 함께 에너지 비용 급등, 자국 시장 소비 위축, 현지 업계의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지난해 상반기까진 전년보다 생산량이 소폭 증가한 흐름을 보여오다가 글로벌 시황이 크게 악화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감산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스테인리스협회는 4분기 조사를 합한 연간 조사 내용도 이번 통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총회에서 협회는 “2022년 글로벌 스테인리스강 소비는 전년보다 0.6%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스테인리스강 소비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3%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세계스테인리스협회는 올해 전 세계 소비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걸고 있다. 협회는 10월 총회에서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상기해야 하지만, 2023년 스테인리스 소비는 2022년보다 3.2% 증가할 것”이라며 예년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소비가 느리게 남아 회복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전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는 지난해 1~3분기 우리나라의 특수강(스테인리스강과 기타 특수강) 조강 생산량이 561만3,61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2만톤, 8.5% 감소했다고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