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조강 생산국인 인도의 올해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인프라 프로젝트는 올해 인도 철강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며 수출도 전년 대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출하량의 증가는 해외 시장의 수요 회복 수준에 달려 있다.
인도 철강부 합동공장위원회(JP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인도의 철강 완제품 수출 1,080만 톤으로 급증했으며, 2021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는 1,350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 회계연도의 완제품 수출 증가는 자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인도 철강업계가 수출 증가에 나선 데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EU 국가들이 수입선을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인도의 철강 완제품 수출은 2022 회계연도에는 감소했다. 2022년 5월부터 인도 정부는 자국 내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15%의 수출 관세를 부과했고, 11월에야 이를 철회했다.
수출 관세 부과로 인해 2022년 4월~12월 인도의 철강 완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474만 톤에 그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봉쇄조치, 주요국의 통화 긴축 등으로 해외 철강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인도 정부가 수출 관세를 부과한 탓에 2022년 상반기 강세를 보이던 인도 내 열연강판 가격은 하반기 하락세를 보였다.
관세 철폐로 인해 올해 인도의 철강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0~2021 회계연도와 같이 기록적인 출하량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경기 호조에 힘입어 올해 인도의 철강 생산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의 철강업체들은 2024 회계연도까지 1,500만~2,000만 톤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4~12월 인도의 조강 생산은 수출 관세 부과 기간 동안 많은 제강사들이 설비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8,790만 톤을 기록했다.
이처럼 철강 생산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인도의 성수기인 1분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 12월부터 인도 내수 철강 가격도 반등했다.
인도의 주요 철강 수입국인 중국 또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 해제와 부동산 부문에 대한 경기부양책을 정부가 발표하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 12월 인도의 철강 완제품 수입은 65만3,000톤으로 2019년 8월 이후 최고치르 기로록했다. 하지만 인도 철강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철강 가격이 반등하면서 이미 수입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인도의 철강 수요는 인프라 부문이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가 총선 전 2023 회계연도에 주요 예산을 인프라에 집중 투입하면서 국내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의 예산안은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인데, 건설 부문은 인도 내 철강 수요의 62%를 차지한다.
현재 인도 정부는 주택과 고속도로, 항구 인프라, 물 산업, 공항 및 가스 파이프라인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또한 올해 인도 내 자동차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자동차제조협회(Society of Indian Automobile Manufacturers)에 따르면 2022년 1~12월 인도의 승용차 및 상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473만대로 집계됐으며, 이륜차를 포함한 총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완성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인도는 202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현재 자동차 부문은 인도 철강 수요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이와 같이 인프라와 자동차 부문을 중심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질적인 인도의 철강 출하 회복은 아세안과 중동보다 고가 제품 판매가 많은 유럽시장의 수요 회복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유럽의 철강 가격은 역내 철강 생산 감소와 온화한 겨울 날씨로 인한 에너지 대란 완화로 비수기임에도 반등하고 있다. 아직까지 유럽 철강 가격의 반등은 공급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추가적인 생산 감소는 생산 비용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어 더 이상의 공급 감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온화한 겨울 날씨는 유럽 제철소들에 대한 에너지 비용 압박을 완화시켰지만 러시아산 가스 및 석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올해 연말에 다시 에너지 대란이 심화될 수도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3년 EU 경제가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생산 및 소비활동이 억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 철강부 합동공장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은 2022년 4월~11월 인도 철강 수출의 24%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세안은 해당 기간 동안 인도 수출의 27%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의 33%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중동은 2022년 4월~12월 수출의 24%를 차지했으며, 이는 1년 전 17%보다 증가한 것이다.
유럽과 베트남의 수요 약세는 인도가 대체 시장을 계속 찾게 할 것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으로의 수출이 감소할 경우 내수 수요 증가에도 전체 철강 출하는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