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로코로나를 위한 봉쇄조치와 탄소중립을 위한 감산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주요국들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CIS의 생산시설 파괴와 무역 제재, 국제 물류대란의 지속과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등 각종 악재가 지속되면서 2022년 세계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인도와 이란만 생산이 증가했고, 중국과 일본, 한국, 독일, 브라질, 미국, 러시아, 튀르키예는 모두 생산이 감소했다. 다만 12월 생산은 신흥국 금융위기와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에도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중국과 성수기에 접어든 인도의 생산 증가로 인해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2년 12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4,07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로는 1.2%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8% 감소했다.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18억3,150만 톤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2022년 세계 조강 생산 동향. (출처=WSA)中 봉쇄·감산조치에 ‘감소’, 日·韓 車 부진·자연재해에 ‘감소’, 인도 내수 회복에 ‘증가’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우선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비수기 진입에도 정부가 제조업과 건설 분야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6% 증가한 7,79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제조업 경기 둔화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9.8% 감소했다. 그리고 연초 실시한 환경 규제와 제로코로나를 위한 봉쇄조치, 4월 이후 실시 중인 철강 감산 정책으로 인해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10억1,3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2023년 중국은 설 연휴 이후 위드코로나가 본격화되고, 제조업과 인프라 부문에 정부가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부동산 부문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성수기 진입으로 인해 건설경기는 회복되고 관세 철폐로 수출도 증가하면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9%, 전년 동월 대비로는 0.8% 증가한 1,06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했던 전년도 대비 기저효과, 연초부터 지속된 제조업 경기 회복세와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되면서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1억2,470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는 올해 정부가 주택 및 에너지, SOC 부문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지난해 세계 3위로 부상한 자동차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 또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제조업 호조에도 건설 투자 감소와 자동차 생산 부진으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2%,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1% 감소한 69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상반기 코로나19 재확산과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 자연 재해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으로 인해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8,920만 톤을 기록했다. 일본은 기계와 조선 등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보합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은 비수기 진입에도 주력 제조업 경기 호조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8.3% 증가한 52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채권시장 불안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6% 감소했다. 그리고 주력산업 경기 회복세 지속에도 상반기 자동차산업 부진, 물류대란과 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 사태와 3분기 말부터 지속된 채권 시장 위기로 인해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6.5% 감소한 6,590만 톤을 기록했다. 한국은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금융 불안이 확대되고, IMF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등으로 경제심리도 위축되면서 2023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美, 高인플레 및 통화 긴축에 ‘감소’, EU·튀르키예, 에너지 대란 및 금융 위기에 ‘감소’러시아, 무역 제재에 ‘감소’, 브라질, 수출 부진 및 자연재해에 ‘감소’, 이란 고유가에 ‘증가’
미국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함께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자동차산업 회복으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6% 증가한 65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전반적인 내수 둔화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8.3% 감소했다. 그리고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1분기 말부터 지속된 높은 인플레이션과 물류대란, 연준의 통화 긴축, 공급망 붕괴로 3분기까지 지속된 자동차 생산 감소 등으로 인해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5.9% 감소한 8,070만 톤을 기록했다. 미국은 올해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대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수기 진입으로 수요도 감소하면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2.4%,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7% 감소한 1,05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붕괴,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 여파로 1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대비 10.1% 감소한 1억3,67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에너지 대란과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6%,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6% 감소한 27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대란이 지속되면서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8.4% 감소한 3,680만 톤을 기록했다. EU는 최근 온화한 겨울 날씨로 인해 에너지 대란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러-우 전쟁도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와 수출국들의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1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8%,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3% 감소한 55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고유가에도 1분기 말부터 지속된 미국과 EU의 무역 제재 여파로 1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대비 7.2% 감소한 7,150만 톤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가 장기화되고 있으나 고유가로 에너지산업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고, 올해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중동, 아시아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2023년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는 자동차 및 제조업 생산 증가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2.5% 증가한 27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에너지 대란과 금융불안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30.0%나 감소했다. 그리고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주요 수출국인 유럽과 미국의 경기 침체,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융위기로 인해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3,510만 톤을 기록했다. 튀르키예는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주요 수출국인 유럽의 경기 둔화도 지속되고 있어 상반기에는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튀르키예 정부의 에너지 수급난 완화 대책과 제강사들의 수출 다변화로 하반기부터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주요 광산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주력산업인 자원개발 부문이 침체되고, 비수기 진입으로 주요 수출국 경기도 침체되면서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8%, 전년 동월 대비로는 5.2% 감소한 25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통화 긴축에 따른 내수 경기 둔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봉쇄조치와 폭우사태에 따른 자원개발 부문 부진으로 12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대비 5.8% 감소한 3,400만 톤을 기록했다. 2023년 브라질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신규 자원개발 확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신산업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비수기 진입에 따른 수출국 경기 둔화로 인해 12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6.9% 감소한 27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고유가 지속에 따른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건설 투자 프로젝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 증가했다. 그리고 상반기 경기 침체에도 핵 협상 재개와 고유가에 따른 경기 회복,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인해 12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3,060만 톤을 기록했다. 이란은 히잡시위 등으로 국내 정치적 불안이 심화되고,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가 다시 강화되고 있으나 고유가 지속으로 에너지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건설 투자 프로젝트도 확대되면서 올해 조강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12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튀르키예, 이란, 브라질의 순으로 전년과 대비하여 브라질과 이란의 위치가 변한 것 외에는 순위 변동이 없었다.
한편 인도와 중동, 대양주 지역의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고,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붕괴도 지속되고 있는 데다 북미와 아시아, 유럽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고 연준의 통화 긴축에 따른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도 지속되면서 당분간 세계 조강 생산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2023년에는 중국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부동산 부문이 침체되면서 조강 생산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리고 유럽 또한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이 지속되면서 보합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미는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인프라 투자 확대로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아세안과 인도, 중동, 중남미는 고유가에 따른 오일가스산업 투자 확대 및 신규 자원개발 확대,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산업 성장에 따른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중국과 유럽을 제외한 전 지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조강 생산 또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