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초고율의 관세 부과 방침을 저울질하는 와중에 러시아가 이에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미국의 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항해 미국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니켈, 팔라듐 등 금속으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입된 미가공 알루미늄 수입량 총 440만 톤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4.4%인 19만1천 톤이다. 맥쿼리는 "러시아의 대미(對美) 알루미늄 수출량이 줄어들고 있어 미국의 관세 부과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맥쿼리는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 잠재적인 파급 효과가 발생해 상황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 예견했다.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예측 속에서 러시아가 니켈, 팔라듐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및 항공우주산업의 필수 금속이며 팔라듐은 내연기관 자동차 촉매의 핵심 금속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금속에 대해 러시아가 보복 조치를 내릴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데이터 전문 업체인 TDM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니켈의 총량은 9만2천 톤가량으로 그중 11%가 러시아로부터 수입됐다. 팔라듐은 비중이 더 높아 지난해 미국 전체 수입량의 35%(20톤)을 차지했다.
리버럼 캐피털(Liberum Capital)의 톰 프라이스(Tom Price)는 "(알루미늄) 무역 흐름을 대상으로 관세 조치를 취해도 실질적으로 얻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라이스는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 관세 부과가 이뤄질 경우, 시장은 러시아의 대응을 예상할 것이다"라며 미국으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핵심 금속 및 희유금속에 대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상품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미국으로 향하는 니켈과 팔라듐 등의 선적을 금지 조치로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한편, 러시아 및 기업에 대한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법무부는 지난 16일 러시아 재벌 올렉 데리파스카(Oleg Deripaska)가 소유한 우크라이나 최대 알루미나 정제소인 미콜라이우(Mykolaiv) 정제소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해당 알루미나 정제소는 지난해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직후 가동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