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컬러강판 수출이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컬러강판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9% 감소한 8만6,228톤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평년 대비 2~3만톤 적은 8만톤 대로 급감한 것으로, 2012년(8만5,036톤)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전 기록인 2022년(12만1,289톤)과 비교해 봐도 3만5천톤 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골칫거리였던 가전재보다 건자재를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부진했던 점이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가전재용 컬러강판 제품이 많이 판매되는 지역인 멕시코, 인도, 폴란드 등의 수출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멕시코를 제외한 인도와 폴란드에서의 수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에는 삼성전자 케레타로 공장과 티후아나 공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이 공장들에서는 북미시장에 공급될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또 대유위니아그룹의 위니아전자는 멕시코 현지에서 매출을 창출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유럽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TV를 비롯한 글로벌 생활가전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철강 재고 수준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신규 주문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멕시코 물량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한 가운데 인도와 폴란드 물량은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인도와 폴란드향으로는 전년보다 각각 6.7%, 17.9%씩 늘어난 1만729톤과 4,332톤이 선적됐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푸네에서 현지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주로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가전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인도 푸네 생산공장에서 양문형 냉장고 라인을 가동시켰는데 생산에 필요한 가전재용 컬러강판들이 수출 증가분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유럽 가전 물량의 70%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 지역인 폴란드에는 삼성전자 브롱키 공장이 입주해있는 곳이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400만대의 냉장고와 세탁기가 생산되고 있으며, 유럽 가전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폴란드 공장향으로 물량이 증가하면서 유럽시장 내에서의 삼성전자의 승부수가 다시 전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그동안 고부가 건자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컬러강판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362톤을 수출했던 미국 시장은 8,678톤으로 줄었다. 스웨덴 역시 1만톤에서 580톤으로, 영국향도 6,413톤에서 2,388톤을 기록하면서 물량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들이 지속적인 가격 인하 요구해왔던 탓에 컬러강판업체들 판매를 줄여나간 것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1월 선적분 계약을 체결할 당시 유럽 내부에서도 건설과 가전 수요 부진 등 부정적 상황이 상존하는 가운데 고객사는 추가적인 매입보다는 기존 재고를 처리하는 기조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