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수 철근 담합으로 재판을 받는 국내 7대 제강사 중 5곳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6조원대 관수 철근 담합 의혹을 받는 7대 제강사와 전현직 임직원 22명에 대한 첫 공판이 6일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최경서) 주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공정거래법 위반과 입찰 방해 혐의로 기소된 제강사 7개사 중 5개사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법인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 한국제강의 5곳이다. 반면, 한국철강과 환영철강공업은 공소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혐의는 부인했다.
혐의를 부인한 한국철강과 환영철강의 변호인은 “조달청이 원한 것은 물량 확보로, 기초 가격이 ±0.2%에서 왔다 갔다 했다”면서 “제강사들이 합의에 기반해 입찰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경쟁 제한은 일반적인 입찰에서의 경쟁 제한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에 임한 임직원들도 일부는 자신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 인정 여부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재판부는 각 법인과 소속 피고인별로 변론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했으며, 다음 공판기일은 13일로 잡았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등 7개사는 2012∼2018년 조달청이 발주한 관수 철근 연간 단가 계약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물량과 입찰 가격을 합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담합 규모는 약 6조8,442억원으로, 조달청 관급 입찰 사상 가장 큰 규모다.
조달청은 1년이나 2년 단위로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용 관수 철근 입찰을 진행한다. 계약 물량은 130만톤에서 150만톤 수준으로 국내 전체 철근 생산능력의 10~15% 규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