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스테인리스 열간압연강판(STS HR) 수입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국산 공급 체계가 완벽하게 복구되기 전까지 최근과 같은 수입 규모 증가세가 계속되리라 전망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스테인리스강 열연광폭강대 수입량은 6만9,833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5만톤, 260.7% 급증했다. 2월 수입량은 3만988톤으로 1월 3만8,845톤보다 20.2% 감소했지만 여전히 월 3만톤 수준의 적지 않은 수입량을 유지했다.
1~2월 국가별 수입실적은 중국산이 4만1,94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954.7%) 급증했다. 이에 전체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2월 20.5%에서 올해 같은 기간 60.1%로 약 40%p가 급증했다. 올해 1분기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반면 지난해 1분기에 가장 높은 수입 점유율을 차지하던 일본산은 다소 감소했다. 올해 1~2월 일본산 STS강 열연광폭강대 수입은 5,36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수입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0.9%에서 올해 7.7%로 곤두박질쳤다.
아울러 중국 외에도 우리 정부로부터 반덤핑 관세 제재를 받은 국가에서 수입량이 늘었다. 1~2월 대만산 수입은 1만872톤을, 인도네시아산 수입은 7,327톤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2.9%, 50.3% 급증했다. 이 밖에는 벨기에산 수입이 올해 2,594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03.8%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과 대만, 인도네시아산 스테인리스 평판 제품들(200계와 일부 특수 강종, 크기 제품은 제외)은 지난 2021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로부터 최대 25.82% 수준(최저 7.17%)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바 있다. 같은 해 9월, 기획재정부는 관세율을 법령으로 제정하면서 이들 국가 소속 STS 밀들과 세계무역기구(WTO) 협정문에 따라 수출 가격 인상 약속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2021년 상반기까지 증가하던 STS 수입 물량은 2021년 하반기 이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STS 열연강판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9월 발생한 포항제철소 침수로 발생한 수급 불안정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에 포항제철소 STS 생산 설비가 모두 복구가 완료됐지만 생산 일정과 가동률 상승에는 일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STS304와 같은 수급 규모가 큰 강종들은 현재도 정상 주문과 출하가 가능하지만 일부 강종은 제철소 피해 이전에 비해 공급 일정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수입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글로벌 STS 시황 부진으로 가격 경쟁을 펼치는 해외 업체와 국내 수입업체 간 이해관계가 수입 급증으로 연결된 듯 보인다.
STS 업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가격을 우선시한 수입 계약이 지속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해외 주요 밀들이 니켈 가격 약세를 배경으로 300계와 400계 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반기 내 글로벌 STS 시황 변화 가능성도 낮은 편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1~2월 STS HR 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2,358.8달러로 전년 동기 톤당 2,950.2달러 대비 20% 급락했다. 지난해 1분기에도 현재처럼, 니켈 등 주요 원료 가격이 톤당 2만달러 이상으로 강세를 보였던 가운데 지난해 1분기와 달리 최근 STS 시장에선 수요 부진이 나타나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다만 3월 들어 니켈 가격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향후 수입 단가는 단기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STS HR 수출은 국산 생산 회복세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2월 STS강 열연광폭강대 수출은 5만6,29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급감했다. 다만 1월과 2월 초순에 걸친 주요 설비의 복구 완료로 2월 수출은 1월에 비해 85.5% 급증한 3만6,580톤을 기록했다. 포스코 등 STS 제조업계가 국산 공급 차질로 수출 비중을 크게 낮춰온 만큼, 앞으로 국산 공급의 완전 정상화에 따라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1~2월 국가별 수출실적은 태국향 수출이 1만9,322톤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중국향이 1만1,506톤, 튀르키예향이 7,548톤, 베트남향이 6,287톤 순을 기록했다. 다만 이들 국가로의 수출은 최저 20.9%(최대 55.7%) 감소했다.
올해 1월까지 이어진 수출 비중 조절이 원인으로 보인다. 국산 STS HR 수출단가는 올해 1~2월 톤당 2,179달러로 전년 동기 톤당 2,290.3달러 대비 4.9% 하락했다.
STS 업계는 하반기 경기 개선 기대 시점까진 내수 판매가 부진하리라 예상하며 앞으로 수출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