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스테인리스(STS) 생산자인 진달스틸(Jindal Stainless Ltd)이 서구권의 대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수출 물량을 1년 넘게 압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스테인리스 제품을 대러 수출 제한 물품에 포함하면서 직접 수출 길이 막혀있다.
진달스틸은 최근 회사 성명을 통해 벨기에 앤트워프 항구에 러시아로 수출하려던 컨테이너 5개 물량(100톤 이상)이 2022년 2월 이후 1년 넘게 압류되어 있는 상태라고 발표했다.
진달스틸이 유럽연합(EU)의 조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밝힌 성명을 통해 유럽 국가들이 EU 지역에서 생산하지 않은 러시아 수출용 물량도 차단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EU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급하자 러시아에 대한 수출 제재를 시작한 바 있다.
진달스틸 대변인은 스테인리스스틸이 당시 EU의 제재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통관을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벨기에 항만 당국은 자국 관세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단기간에 최종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스테인리스강 강관을 포함한 일부 철강재를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산업부는 앞서 철강이 포함되지 않은 반도체, 컴퓨터, 카메라, 레이저, 광섬유 등 57개 품목만 러시아 수출 허가 품목으로 지정했으나 미국과 유럽 등의 압박과 대만(스테인리스 강판을 제재 대상으로 등록) 등의 러시아 수출 제재 동참으로 허가 품목을 798개로 확대했다.
798개 확대 품목에는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이음새 없는 오일 또는 가스 라인 파이프’, ‘스테인리스강 유정 굴착 파이프’, ‘철강 또는 비합금강 유정 굴착 파이프’, ‘철 또는 철강으로 만든, 가스 압축 또는 액화용 컨테이너’ 등 철강 관련 제품 목록이 28개 이상 포함됐다. 특히 크기와 쓰임새에 따라 스테인리스강관 품목이 다수 지정된 점이 눈에 띈다.
이들 제품은 원칙적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수출이 금지(당국의 별도 허가 필요)된다. 이는 두 국가에서 스테인리스 소재가 무기 및 군사용도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다. 다만 국내 스테인리스 강관과 스테인리스 강판 등 스테인리스 제품은 러시아행 수출 규모가 1% 남짓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한편 미국과 EU의 러시아 수출 제재 이전에 러시아 측과 계약된 국산 스테인리스 물량이 타국에서 통관 제재를 받고 있는 사례를 알려진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