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VB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전염 우려와 수출 여건 악화 등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과 달리 제조업 경기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중국 정부가 올해에도 조강 생산 감축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3월 5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20~80위안 상승했고,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90위안 상승했다. 다만 상하이의 H형강과 I형강, 톈진의 냉연강판 가격은 변동이 없었고, 상하이의 ㄱ형강 가격은 30위안 하락했다.
주요 수출국들의 금리 인상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에도 중국의 3월 제조업 경기는 예상 외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공식 제조업 PMI는 51.9로, 전문가 전망치 51.3을 소폭 웃돌았다. 이는 지난 2월의 52.6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중국 제조업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나타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의 위축과 확장을 가늠한다. 그리고 중국의 3월 공식 비제조업 PMI는 58.2로, 지난 2월의 56.3보다 떨어졌다.
이처럼 제조업 경기 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지난 주 톤당 890위안까지 하락했던 철광석 가격이 이번 주 후반 들어 다시 톤당 930위안까지 반등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올해에도 적극적인 조강 생산 감축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조강 생산량을 약 2.5%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조강 생산 감축 목표는 지난 주 회의에서 정책입안자들에 의해 제안되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 또한 답변을 회피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주 회의에서 일부 관리들은 경제가 여전히 회복 중이기 때문에 2.5% 감축이 너무 높다고 말했고 목표는 6월 말 이전에 설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예상 외의 경기지표 호조와 감산 조치에 따른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양회에서 발표한 대로 제조업과 인프라 부문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는 경기부양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수기 진입과 함께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고 감산으로 인한 공급 부족까지 심화될 경우 2분기 중국 철강 가격은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는 역내 국가들의 지속되는 금융위기와 함께 최근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저가 제품 밀어내기 수출 증가로 인해 철강 가격이 하락했고, 인도 또한 수요산업 호조에도 수입재 증가아 수출국 경기 둔화로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는 공급 부족과 원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역내 국가들의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면 철강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는 성수기 제조업과 건설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도 본격화되면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자동차산업 부진에도 건설 투자 증가와 원료 가격 강세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시장은 건설 경기 회복과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제조업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금리 인상과 SVB 파산 등 금융불안에도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함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철스크랩 등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된 데다 제강사들의 일부 공장 가동 중단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 시장은 수요산업 경기가 회복되고 원료 가격 강세도 지속되는 데다 제강사들이 전력 수급 등의 문제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여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5월까지는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성수기 건설 투자 증가와 에너지 대란 완화로 제조업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 강세와 역내 생산 감소, 수입재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유럽은 타 지역보다 수요산업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이지만 원료 가격 강세와 역내 생산 감소 및 튀르키예의 대지진 및 대러시아 제재 여파로 인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