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조관 제조업계의 4월 제품 가격 인상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구조관 업계는 4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의 열연강판(HR) 가격 인상에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4월 인상의 경우 구조관 업체들의 매출 부진과 중국 오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에 실패한 것이다.
구조관 제품 가격으로 살펴보면 흑관 2mm 기준 제품 가격은 톤당 100만원이 깨진 상황이다. 이에 4월 중순 이후부터 구조관 업체들의 판매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5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구조관 업계는 4월 대비 인상된 원자재를 사용해야 하다 보니 톤당 7~10만원까지 적자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월말 중국 수출 열연강판 오퍼 가격은 최저가 베이스로 톤당 680달러(CFR)다. 2.0mm 기준 톤당 700달러로 가정했을 때 5월 국내 공장도착 가격은 약 94만원에 형성된다.구조관 흑관 2mm 판매 가격이 이미 100만원이 깨진 상황에서 약 6~7만원의 적자판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5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등 휴일이 많아 영업일수가 20일이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반기 성수기이지만 최악의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포스코를 비롯한 국산 원자재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대규모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포스코 원자재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톤당 약 10만원 정도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조관 업계는 국산 소재 매입 비중을 줄이고 중국산 등 수입산 소재 매입을 전환하려는 업체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제품 공급자들은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만전을 기울인다. 그러나 구조관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즉 마켓쉐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매출 감소로 인한 시장지배력을 잃는 것을 더 두려하고 있다. 이에 가격이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업체들로 인해 인상 시기를 놓치고 인하 시기에도 더 빨리 인하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구조관 업체들이 수요부진에도 불구하고 매출위주 판매정책에 집착한다면 치킨게임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유통사들 역시 제조사들의 가격 정책에 반하여 선제적으로 저가판매에 나선다면 이 또한 무모한 결과만 남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대부분의 구조관 제품은 건설자재용과 일반구조용의 기둥 구조재로 쓰이고 있다. 이는 타 철강 품목으로 대체할 수 없을 만큼 기본수요가 탄탄하다. 반면 제품의 차별화조차 필요 없을 정도의 각관과 칼라각관의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조관 업계는 제품 경쟁력을 원자재 매입과 구조관 가격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제조 원가를 낮추는 제조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30년 이상 된 구조관 업체 중 제조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조관 원가의 경우 보통 톤당 10만원의 원가가 13~14만원까지 올라 수익성 구간이 이전보다 줄었다. 이는 제조원가가 8~9만원까지 오르고 판관비가 4~5만원까지 오른 영향이 크다. 실제 인건비용, 물류비용을 포함해 원부자재 가격도 상승한 영향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제품 가격 인상에 실패하다보니 다수의 업체들이 적자판매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중국 수입 HR을 사용해도 구조관 업체들의 제품 품질에 문제가 없다보니 향후 중국산 매입을 늘리려는 업체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