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국내 아연 판매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런던금속거래소(LME) 아연 가격이 6% 넘게 하락했다. 다만 환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5월 국내 아연되 판매가격은 LME보다 낮은 4.69% 떨어졌다.
고려아연, 영풍 등 국내 아연 제련업체들은 4월 국내 아연 판매가격(부가세 별도 기준)을 전월 대비 20만6천 원 내린 톤당 418만3천 원으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은 톤당 460만 1,300원 수준이다.
지난달 LME 아연 현물가격 평균은 톤 당 772.81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크게 떨어졌다. 2~4월에만 516.57달러가 하락하면서 지난 1월 평균에 비해 15%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낮은 수준의 재고 등으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반영하던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은 4월 말을 앞두고 콘탱고(contango)로 전환됐다. 지난 2월 포에 역대 최저 수준인 1만5,600톤에 불과했던 LME 아연 재고는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4월 하순에는 5만 톤을 넘어서고 있다. 아직 예년 수준보다 낮지만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이는 공급 상황 개선 보다는 수요 부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연 가격은 여전히 최대 소비국인 중국 철강 부문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철강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철강사들의 마진 압박으로 인해 감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유지보수 작업도 다수 예정되어 있어 당분간 철강부문에서의 아연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시안메탈에 따르면, 중국 내 아연 수요는 철강 도금용뿐 아니라 다이캐스팅 합금시장에서도 수요가 줄고 있고 해당 업체들이 판매에 대한 압박이 크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캐스팅 업계에서는 아연 구매를 미루고 있어서 4월 판매량이 3월에 비해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글로벌 아연 공급의 다시 타이트해 질 것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아연 가격 낙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미쓰이광산제련은 올해 글로벌 아연 수급이 약 15만 톤의 공급부족을 보이면서 3년 연속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중에 아연 가격이 3,000~3,4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ILZSG(International Lead and Zinc Study Group)도 최근 발표한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정련 아연 수급이 4만5천 톤의 공급부족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