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부진했던 데다 기상 악화로 건설 투자도 감소하고, 철광석과 원료탄, 철스크랩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도 모두 하락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일부 지역의 감산으로 인해 일부 품목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5월 1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10~50위안 하락했고,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12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중후판과 아연도금강판, ㄱ형강, 채널, I형강, 톈진의 냉연강판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만에 위축으로 전환하면서 재개방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 4월 제조업 PMI가 49.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표는 4개월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며, 재개방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위 지표 중 신규 주문은 48.8로 전월의 53.6보다 하락했고, 신규 수출 주문도 전월의 50.4에서 47.6으로 밀렸다. 국가통계국은 “4월 지표는 충분하지 않은 시장 수요와 1분기 급격한 제조업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소 제조업 경기도 나빠졌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중국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0.3을 밑도는 수치이며, 3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게다가 4월 이후 중부와 남부지역에서 폭우가 잇따르는 등 기상 악화로 인해 건설 경기도 부진한 상황이며, 5월 첫째 주에는 노동절 연휴로 인해 산업 생산이 위축되면서 수요 약세가 지속됐다.
또한 원료 가격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4월 말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던 중국의 수입 철광석 가격은 5월 1주차에도 전주 대비 톤당 5~6달러가량 하락했고, 원료탄 가격은 2.33%, 점결탄 가격은 7.14% 하락했다. 철스크랩 가격도 소폭 하락했다.
이처럼 수요산업 경기 부진과 원부자재 가격 하락, 조강 생산 증가로 인한 재고도 누적 등이 철강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1분기 중국 철강업계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중국철강협회(CISA)가 감산을 촉구하고 있어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탕산시 고로업계는 4월 말부터 이미 조강 생산을 50%가량 감축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철강업계의 감산 조치가 더해질 경우 5월 중순부터는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금융 불안과 저가 수입재 증가 및 원부자재 가격 하락으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수요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면서 철강 수요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밀어내기 수출 확대에 따른 저가 수입재 증가와 원부자재 가격 하락으로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일본은 제조업과 건설 경기 호조에도 원료 가격 하락으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시장은 자동차를 제외한 수요산업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원료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전반적으로는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원부자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데다 은행 파산 지속으로 인한 금융 불안과 수입재 증가, 유통업계의 재고 누적 등으로 인해 제강사들의 공급 감소 및 일부 수요산업 호조에도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 시장은 5월까지 제강사들의 가동률 하락으로 공급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금융 불안과 함께 원료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정부 재정 문제로 인한 공공 프로젝트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수요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 하락과 튀르키예의 가동 정상화로 인한 공급 증가로 인해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은 타 지역 대비 수요산업 경기 둔화와 저가 수입재 증가, 원료 및 에너지 가격 약세로 인해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