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중국의 조강 생산 감축으로 인해 글로벌 철강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요국 철강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월 중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23 칼라니쉬 유럽 철강 시장 컨퍼런스(Kallanish Europe Steel Markets 2023)’에 참가한 유럽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탈탄소화 추진 가속화와 원자재 공급망 붕괴 등으로 글로벌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에도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조강 생산을 감축하면서 하반기 세계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선임 애널리스트 스티븐 버카멘(Steven Vercammen)은 “현재 세계 철강시장은 팬데믹 이전과 대비하여 더욱 큰 변화를 맞고 있으며, 철강 가격도 강세가 지속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것이 ‘뉴 노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컨퍼런스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뉴 노멀’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기존 용광로를 대체하기 위해 수소환원기술 기반의 직접환원철(DRI) 생산 용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투자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이다.
둘째는 DRI 생산용 고품질 펠릿과 고급 철스크랩을 확보하는 문제인데, 해당 자원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버카멘 애널리스트는 원료 확보의 경우 품위가 낮은 철광석을 처리하고, 불순물을 제거하여 고급 철스크랩을 가공하는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EU에서는 수소환원기술 개발이나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정책 지원은 추진하고 있으나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기술 개발에는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버카멘 애널리스트는 EU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CCUS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Braemar Shipping의 건조 연구 글로벌 책임자인 데렉 랭스턴(Derek Langston)은 해운 부문이 2024년부터 EU 배출권 거래 시스템에 진입하여 잠재적으로 항해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TS는 EU 내 항해 배출량의 100%와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항해 배출량의 50%를 처리한다. 적용 범위는 내년 40%에서 2026년부터는 100%로 확대된다.
칼라니쉬 컨설팅 서비스(Kallanish Consulting Services)의 컨설턴트 이안 로퍼(Ian Roper)는 “중국이 팬데믹 이전의 환경정책을 다시 추진하려 하고 있다. 몇 달 전부터 중국이 조강 생산을 감축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반기에 중국 정부가 조강 생산 감축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로퍼는 “중국의 철강 수요는 팬데믹 이후에도 당초 예상한 수준으로 반등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현재 주택시장은 바닥을 찍었고, 인프라 부문은 팬데믹 이후 회복되고 있다. 4월 이후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제조업 경기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퍼는 중국의 조강 생산 감축으로 인해 글로벌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하반기에 훨씬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4월까지 중국 철강사들은 시장의 수요 확대 기대에 따라 조강 생산을 늘렸고, 예상 외의 수요 부진으로 재고 물량에 대한 밀어내기 수출을 실시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중국 철강사들의 생산 감축과 함께 철광석 수입이 감소하면서 국제 철광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퍼는 “현재 국제 철광석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으로 공급과잉 상태”라며 “국제 철광석 가격은 연말까지 7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중국 고로업체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등급 철광석 구매를 확대할 경우 국제 철광석 가격은 80달러대 중반 수준에서 바닥을 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