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석도강판 제조업체들은 가격 인상은 어려운 가운데 생산원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게다가 내수 생산과 판매가 타격 받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석도강판 생산은 56만164톤으로 전년대비 4.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내수와 수출판매는 각각 21만6794톤과 31만9739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10.0%, 2.9% 줄은 수치다.
내수의 경우 코로나 앤데믹으로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고, 중소형 제관업체들을 중심으로 중국 수입재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물량 확보는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8월부터는 TCC스틸의 니켈도금강판 신규 설비가 가동에 들어간다. 증설 공사가 완료되면 설비 능력은 약 7만톤에서 2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13만톤의 추가된다. 그러나 추가된 만큼의 니켈도금강판에 대한 원판 공급은 모두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2냉연공장은 TCC스틸전용 라인으로 불릴 정도로 생산되는 대부분이 TCC스틸의 공장으로 옮겨진다. 포스코가 물량을 크게 확대 공급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존 TCC스틸향 배정 물량 안에서 식관용과 니켈도금강판용을 두고 생산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가 니켈도금강판 신규 생산에 박차를 가하게 되면서 향후 식관용 원판 공급을 전환한 만큼 그동안의 내수 생산과 판매에도 일부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고 있다.
수출은 미국 반덤핑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내수보다는 적은 감소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올해 11월까지 유예됐고, 동남아시아 전역에서의 수출은 여전히 꾸준한 상태로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은 전체 수출의 60~70% 물량을 차지하고 있고 유럽과 미국 등 수출 시장이 불안해진 상황에서는 석도강판업체들이 수출 공세에 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G스틸의 경우 자동차 가스켓 및 컴프레셔 부품용 석도강판 공급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반제관용과 통조림 포장용에 사용되는 석도강판을 차량 엔진계통 부품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하면서부터다. 이 제품은 이미 차량 엔진소재를 제작하는 회사에 초도물량으로 공급된 상태며, 유럽 자동차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등 다각화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G스틸이 탄탄한 해외 거래선과 다양한 포트폴리오 등으로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수출 공백을 막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제관산업 음료캔 제외 전 부문 부진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건설 등 수요 산업까지 불황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제관업체들도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제관업계에서 괜찮은 판매를 보이고 있는 제품들은 석도강판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 석도강판 업체들의 고민이 큰 상황이다.
제관업계에서 그나마 잘 팔린다는 소리를 듣는 품목은 음료캔 시장과 드럼관 수준이다. 다만 문제는 이 두 품목 모두 원자재로 석도강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료캔 시장은 롯데알미늄에서 유일하게 스틸캔 설비 1기만을 남겨두고 있어 일부 커피관만에만 석도강판이 적용되고 있다. 한일제관도 일본 수출용으로 소량 생산하고 있는데 모두 3PCS 제품으로 알루미늄캔에 비해 원가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드럼관의 원자재는 냉연강판(CR)으로 포스코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일부 상하판에 아연알루미늄도금강판(GL)이 적용되고 있지만 냉연 제품 비중이 절대적이다.
또 석도강판이 주로 적용되고 있는 일반관 쪽은 판매가 저조하다.
특히 건설 산업의 침체로 페인트를 담는 일반관 수요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 식용유 등을 담는 식품관 용기 역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매출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밖에 외식 문화 영향을 많이 받는 부탄관 수요도 캠핑 활동 붐은 잠잠해졌다.
제관업계의 매출을 음료캔이 담당하고 있을 만큼 제관업계 매출 비중이 상당 부분 음료캔에 쏠려 있는 가운데 다른 금속캔 부분은 경제 전반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하반기에도 쉽사리 회복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저마진 수출만 지속될 것"
석도강판 수출 부문은 지난 하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석도강판 수출가격 때문에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저마진에도 석도강판 제조업체들의 수출량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이 좋지 않아 내수 물량을 결국 수출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일부 업체는 수출 비중이 60%를 넘어섰을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에서 석도강판에 들어가는 석도원판(BP)에 올해 2분기부터 톤당 5만원 인상을 결정하면서 인상된 소재 투입시기인 올해 6월 이후로는 수익은 더욱 안좋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석도강판 국제 수출 가격은 4월부터 점차 깎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3분기 수출 판매에 있어 걱정부터 앞선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출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중국에서 저가 제품을 계속해서 판매하고 있어 수출 가격 인상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국내에서는 저가 수입재 유입과 수요 감소 등으로 판매 물량을 회복하기 어렵다. 이에 석도강판업계가 판매 부진 돌파구로 수출 지역에서라도 실수요 고객들을 중심으로 박판 등 고급제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등으로 제품 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익 개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