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올해 경강선재 제품 판매가 일제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지가 국내 경강선재 제품 제조업체 △고려제강 △만호제강 △DSR제강 △동일제강 △영흥 △청우제강 등 6개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 5월 경강선재 제품 판매는 총 3만7,529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6% 감소했다.
1분기부터 이어진 판매 위축이 2분기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전월 대비로도 2.4% 줄면서 월별 판매 실적은 지난해 11월(4만265톤) 이후 6개월 연속 4만톤대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6개사의 올해 1~5월 판매 실적 역시 18만6,826톤으로 전년 동기(21만9,588톤) 대비 1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감소폭은 1분기(-12.5%)에 이어 4월(-14.3%)과 5월(-14.9%)까지 점차 확대되는 형국이다.
월평균 판매량은 3만7,000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올해 총판매 실적은 약 44만8,000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판매(49만8,000톤)와 비교 시 올해 실적은 약 9.9% 축소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건설산업 부진으로 올해는 지난해 수준의 판매 실적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과도한 채무 부담으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데 이어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한 건설사들도 나타나는 등 건설경기는 악화일로를 내달리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3.8 포인트(p) 하락한 66.4를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8.0p 상승한 80.2로 회복세를 보였던 CBSI는 5월에 13.8p 하락해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 수주와 기성 등 물량 침체 상황이 일부 완화된 영향으로 지수가 회복되며 이 같은 흐름이 5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5월 CBSI 지수가 수주와 기성 상황과 별개로 10p 이상 하락했는데, 이는 예상 대비 악화된 시장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건산연 측은 "기성과 수주 등 공사 물량 상황이 일부 개선됐지만, 5월 계획 대비 분양이 부진한 영향으로 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5월 예정된 분양 물량은 3만호였으나, 미분양 문제로 인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4,000호가 분양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분양이 크게 위축됐던 지난 2009년 5월(1만7,000호)과 비교해도 3,000호가 줄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5월 물량으로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편, 1~5월 판매 점유율에서는 최선두인 고려제강을 비롯해 만호제강이 하락을 보인 반면 DSR제강과 동일제강 등은 상승했다.
고려제강의 1~5월 경강선재 제품 판매 점유율은 전체 26.7%를 기록해 전년 동기(29.5%) 대비 2.8%p 하락했다. 내수(-11.3%) 대비 주력 시장인 수출(-28.9%)에서 판매가 큰 폭 감소한 원인이다.
이어 1~5월 상위 점유율은 △만호제강(19.8%) △DSR제강(17.9%) △동일제강(16.9%) △영흥(13.6%) △청우제강(5.1%) 등 순으로 나타났다.
고려제강과 달리 같은 기간 만호제강은 수출(-4.5%) 대비 내수(-22.4%)에서 판매 고전을 면치 못하며 0.5%p 떨어졌다.
반면 DSR제강과 동일제강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적은 판매 감소폭을 보이며 각각 0.7%p, 1.5%p 상승했다. 영흥 점유율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청우제강 역시 수출 증가(36.7%) 영향으로 1.2%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