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와 세계은행의 올해 세계경제 회복 전망과 반도체 경기 저점 통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이 반영되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6분기만에 기준선 100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 및 비철금속산업의 경우 자금 사정 호전과 국제수급상황 및 국제물류 개선으로 전 분기 대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3년 3/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에 따르면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8.7로 6분기만에 100을 상회하면서, 하반기 국내 기업의 수출 여건 회복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개 주요 품목 중 선박(135.6), 화학공업제품(129.4), 반도체(128.5), 의료·정밀·광학기기(109.4), 기계류(109.1), 철강·비철금속(108.3), 자동차·자동차부품(106.5), 농수산물(105.9), 무선통신기기·부품(103.2), 가전(101.1) 등 10개 품목의 수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출여건이 전 분기 수준으로 기대되면 100, 전 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100보다 큰 값,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 100보다 작은 값을 가진다.
지난해 2분기부터 상반기까지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주요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도 기준선 100을 지속 하회했다.
수출 체감경기 하락세가 지속됐던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원자재 공급망 붕괴, 에너지 및 식량 가격 급등, 유럽의 에너지 대란, 주요국들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국제 해상물류 대란, 중국의 공급망 재편과 경기 둔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경기 부진과 제조원가 상승 우려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국제기구가 세계 경제의 회복을 예상하고, 반도체산업 경기 개선과 중국의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서 전반적인 대외여건 개선으로 인해 수출 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세부 항목별로 수출상담·계약(125.2)과 국제물류(114.2) 여건은 개선되나, 수입규제·통상마찰(92.5), 제조 원가(98.9), 채산성(99.1)은 아직 어려울 전망이다.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과 주요 수요산업의 2023년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와 수출환경 및 애로사항은 다음과 같다.
철강·비철금속 제품 EBSI는 108.3으로 전 분기 대비 수출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자금 사정(126.5)과 국제수급상황(121.2), 국제물류(121.1)가 개선되며 수출채산성(91.0)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18.0%)과 수출대상국 경기부진(17.0%)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계류 EBSI는 109.1로 전 분기 대비 수출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수출상담·계약(112.6)과 국제물류(107.4) 상황이 호전되면서 수출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원재료 가격 상승(20.8%)과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13.5%)이 가장 큰 애로가 될 전망이다.
가전 EBSI는 101.0으로 전 분기 대비 수출여건의 보합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국제수급상황(145.8)과 수출채산성(144.4)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원재료 가격 상승(24.4%)과 물류비용 상승(15.4%)이 최대 애로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자동차부품 EBSI는 106.5로 전 분기 대비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가동률(121.0)과 수출상담·계약(117.7)에 대해서는 긍정적 기대가 우세하나, 국제물류(87.2)는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원재료 가격 상승(16.7%)과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14.2%)이 주요 애로사항이 될 전망이다.
선박 EBSI는 135.6으로 전 분기 대비 수출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수출상담·계약(150.0), 국제물류(147.8) 등 모든 항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인력 부족(33.0%)과 원재료 가격 상승(22.0%), 물류비용 상승(22.0%)이 주요 애로사항이 될 전망이다.
한편, 애로요인 조사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대상국 수요 부진으로 인한 어려움이 여전한 가운데, 수입 규제·통상 마찰, 바이어 가격 인하 요구, 개도국의 시장 잠식 우려가 증대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20.4%)과 수출 대상국 수요 부진(15.5%)은 여전히 최대 애로 요인이나, 지난 분기에 비해서는 소폭 완화됐으며, 수출 대상국 수입 규제(1.5%p 증가) 관련 애로는 2분기 대비 가장 크게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김나율 연구원은 “대부분 업종에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수출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인력 부족이나 금융 애로 등을 풀어주면서 각국의 탄소중립, 공급망 정책으로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