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관 제조업계가 올해 건설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통판매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실수요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조관 업계는 유통판매 외 실수요 개발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 확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올해 구조관 업계는 5월을 정점으로 제품 가격이 정점을 찍었다. 이어 제품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대다수 업체들의 적자는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관 업계 특성상 배관용강관에 비해 상반기 매출 중량 감소 부분이 크지 않았음에도 적자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 보니 매출 확대 및 시장 점유율의 유지를 가격 정책으로만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구조관 업계는 하반기에도 건설 경기 등 종합적인 경기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를 개발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실수요 개발 제품으로 한진철관의 태양광 하부구조물로 사용하는 팔각관과 엠에스파이프의 강관철근망이 있다. 이 제품들은 포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해낸 것이다.
한진철관의 대표적인 수출 제품으로 포스맥(PosMAC)을 활용해 만든 태양광 패널 지지대용 팔각관이 있다. 팔각관은 태양광 패널 아래 설치되어 패널을 지지하는 구조체 역할을 하는 동시에 패널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최적의 반사각을 형성할 수 있도록 회전시키는 축 역할도 한다.
따라서 팔각관은 무거운 태양광 패널을 지지하기 위해서 강도가 높아야 하고, 길고 거대한 태양광 패널이 오차 없이 일률적으로 반사각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직진도, 가공성 등에서 정교한 품질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고객사와의 사전 조율을 바탕으로 과감한 신규 설비투자를 진행해 국내에서 생산이 불가했던 150mmX150mmX3.0mm 제품의 양산 및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완성했다.
또 기존의 강관형태로 국한됐던 제품의 개념을 확장해 강관 후속 공정과 함께 고객이 원하는 완제품 형태로의 납품을 추진했다. 이는 가공 업체를 직접 수배하고 발굴하는 작업을 통해 선순환 협업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품질력 제고는 물론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
엠에스파이프의 SP-CIP강관철근망은 일반 철근 보다 50% 이상 가벼워 현장 작업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SP-CIP 강관철근망은지반 공사용 자재로, 철근망에 주로 쓰이는 철근 자재를 STG800 스틸 강관으로 대체해 제작한 혁신제품이다.
재료관 설비는 주로 자동차부품사에 공급하는 제품을 생산해 고강도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SP-CIP 강관철근망은 고강도 소재를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재료관 설비에 적합하다. 재료관 업계는 강관철근망의 시장 확대를 위해 가공설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SP-CIP 강관철근망은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성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 제품에 주로 쓰인 STG800 강관은 일반 철근과 동일한 강도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단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m 당 단가를 철근 대비 5~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철근보다 50% 이상 가벼워 현장 작업자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SP-CIP 강관철근망은 일반 철근망과 달리 용접 가공이 가능해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 선 제작을 통한 공급 체계까지 갖춰 공장에서 완성한 후 현장에 설치만 하면 되는 편리함까지 갖췄다.
이와 관련해 고강도 소재를 강관으로 만들어야 하다 보니 강관업계에서도 추가적인 설비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건설용 구조관을 생산하는 강관 업체에서 고강도 소재를 사용한 강관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한 무리한 가격 인하 보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판매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