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씨엠의 친환경 컬러강판 신제품 럭스틸 BM-PCM./ 동국씨엠 제공
국내 컬러강판 제조업계가 올 하반기 시황 악화 등 부정적 기류 속에서도 일 년 전보다 20%를 웃도는 좋은 실적을 냈다. 상반기 내도록 샌드위치패널과 가전의 산업 부진으로 내수와 수출 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둔화한 모습을 보이다 회복한 것이다. 가전사들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활동에 들어가면서 수요를 받쳐준 점이 8월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동국씨엠·KG스틸·포스코스틸리온·세아씨엠·아주스틸 등 국내 컬러강판 제조사 8곳은 8월 국내외에서 18만9500톤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판매량이 21% 늘어났다. 내수 판매가 9만3700톤으로 16.7% 증가했고, 수출이 9만5800톤으로 25.5% 늘었다.
해외 시장을 주도하는 동국씨엠의 경우 8월 수출이 각각 3만7200톤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늘어났다. 포스코스틸리온과 세아씨엠도 각각 6900톤과 7400톤을 기록하며 21.1%, 60.9% 증가했다.
이들 제조사들의 수출 호조 배경에는 가전사향 물량 증가가 꼽힌다. 가전 시장 침체로 제한적인 판매 실적이 전망됐지만 가전 유통업체들의 재고가 상당 부분 개선된 점과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증가 등에서 긍정적 영향을 받아서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9월부터 개막되면서 이벤트에 앞서 TV등 가전제품의 생산·판매가 일부 증가한 것도 한 몫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본지가 집계한 컬러강판 판매 세부 실적에 따르면 8월 한달간 동국씨엠과 포스코스틸리온, 세아씨엠을 중심으로 가전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씨엠의 가전향 수출은 지난해 1만2700톤에서 올해 1만5900톤으로 25%(3200톤)늘었다. 포스코스틸리온과 세아씨엠은 각각 3400톤과 900톤을 해외 가전향으로 공급했다. 전년 수준과 비교하면 수출은 약 2~3배 확대됐다.
한 컬러강판 제조사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화된 엔데믹을 시작으로 가전향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가전업계의 전반적인 수요 부진과 원가부담으로 수요가 충족되긴 어려웠다”면서도 “다만 3분기 전통적 성수기와 함께 공급 축소에 따른 재고 하락, 고객사들의 이연됐던 구매 수요도 일부 시작되면서 가전사향 판매가 늘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친환경 에코 가전과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북미 고객의 신모델 출시도 앞두고 있어 3분기(7~9월)까지는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를 올려 프리미엄 가전 구매 부담이 커진 점, 유통업체들이 대형 프로모션 기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불안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