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원재료 가격 상승과 시중 유통가격 약세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4분기 성수기 시장 진입에 따른 가격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4분기는 철강재 수요가 늘어나며 시황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통계자료와 최근 원재료 가격을 종합한 결과 3분기 제선원가는 톤당 383달러(중국 CFR 기준,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로 추정된다. 각종 공정을 포함한 쇳물 1톤 제조원가는 이보다 더욱 높다.
지난 2분기 제선원가는 톤당 338달러로 지난 2022년 3분기 톤당 330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다만 최근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료 가격이 이전 대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 제선원가는 향후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 철광석 가격은 안정세를 나타내며 톤당 110~120달러 수준을 형성했으나, 원료탄가격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원료탄 가격은 7월 중순부터 13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10월 13일 기준 원료탄 가격은 톤당 367달러(강점탄, 동호주 FOB 현물 기준)로 7월 중순 대비 톤당 140달러 가까이 올랐다.
반면 국내 유통시장에서 철강재 가격은 좀처럼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4분기 성수기 시장 진입 이후 국내 철강업계는 열연 등 철강재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 제품 유통가격은 인상분 반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리어 가격 상승보다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90만원 초반 수준으로 전월 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제조사들은 10월 열연강판 가격 인상을 진행했으나, 유통시장은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철강업계는 10월 이후에도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통해 시중 유통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성수기 시장 대응과 원료 가격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다만 국내 철강시장 수요 부진에 따라 제품 판매가 줄어 가격 상승에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해 국내 철강재 수요는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9월 누계 기준 국산 열연강판 판매량은 약 497만톤으로 전년 대비 5% 가까이 줄었다. 건설 등 주요 수요 산업 업황 악화에 따라 철강재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