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충격, 주요국들의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튀르키예 대지진과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과 경기부양책, 2위 생산국인 인도의 경기 호조, 서방의 제재에도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러시아의 경기 호조로 인해 9월 누적 기준 세계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중국과 인도, 러시아는 생산이 증가했고, 일본과 미국, 한국과 독일, 브라질과 튀르키예, 이란은 생산이 감소했다. 그리고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주요국들의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9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9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4,93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감소했다. 9월 누적 조강 생산은 14억64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2023년 9월 세계 조강 생산 동향. (출처=WSA)리오프닝·경기부양책·제조업 경기 호조·인프라 투자 확대에 中·인도 '증가'주력산업 수출 감소·긴축 재정·고금리 및 건설 경기 부진에 日·韓 '감소’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감산 조치와 부동산 침체로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5.0%, 전년 동월 대비로는 5.6% 감소했다. 9월 생산은 감소했지만 리오프닝과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9월 누적 기준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7억9,510만 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는 완화된 수준이지만 8월 말부터 철강업계의 감산 조치가 본격화되고 고금리 및 금융 불안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도 장기화되고 있어 4분기 중국의 조강 생산은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제조업 경기 호조에도 계절적 비수기가 지속되어 건설 관련 투자가 감소하면서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다만 제조업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2% 증가한 1,16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 호조와 에너지 전환 부문에 대한 투자 증가,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해 9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1억410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는 4분기부터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제조업과 에너지 부문 호조가 지속되면서 4분기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고금리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4%,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감소한 70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제조업 경기 회복과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인한 자동차 생산 반등에도 고금리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9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6,540만 톤을 기록했다. 일본은 반도체 수급난 해소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제조업 경기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4분기에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고금리에 따른 주택 경기 침체와 긴축 재정으로 인한 SOC 투자 감소, 주력산업 수출 둔화로 인해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8% 감소했으나, 포스코 침수사태가 발생했던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2% 증가한 550만 톤을 기록했다. 9월 누적 기준으로는 자동차 및 조선업 경기 호조에도 주력산업의 수출 감소와 채권시장 불안 및 고금리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5,040만 톤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자동차와 조선, 중장비 부문의 경기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반도체 부문 수출 부진과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조강 생산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美, 고금리 및 인플레에 ‘감소’, EU·튀르키예, 에너지 대란 및 대지진 여파에 ‘감소’러시아, 제조·인프라 투자 확대에 ‘증가’, 브라질, 고금리·인플레에 ‘감소’, 이란, 대외경쟁 심화에 ‘감소’
미국은 성수기 진입에도 에너지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3% 감소했으나, 자동차 생산 증가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 증가한 670만 톤을 기록했다. 9월 누적 기준으로는 자동차 및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에도 고금리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6,060만 톤을 기록했다. 미국은 에너지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고 있으나 10월 자동차산업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제조업 부문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10월 조강 생산은 감소하고, 11월부터는 인프라 및 자동차, 에너지 부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조강 생산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에너지 대란에 따른 제조업 경기 침체에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인해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6.5% 증가했으나, 자동차 부문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 감소한 1,060만 톤을 기록했다. 9월 누적 조강 생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9,62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성수기 진입과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6%, 전년 동월 대비로는 2.1% 증가한 290만 톤을 기록했다. 9월 누적 조강 생산은 에너지 대란 및 공급망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2,720만 톤을 기록했다. EU는 고금리와 노동력 부족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1분기까지 호조를 보이던 자동차산업이 기저효과 소멸과 소비 부진으로 인해 침체되면서 4분기에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 강화로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1% 감소했으나, 해외기업 이탈을 대체하기 위한 제조업 투자 증가와 공공건설 프로젝트 확대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9.8% 증가한 620만 톤을 기록했다. 8월 누적 조강 생산은 서방의 무역 제재 연장에도 아시아향 수출 증가, 에너지 및 자원개발 부문 호조, 인프라 및 제조업 부문 투자 확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5,710만 톤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10월부터 미국과 EU가 무역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으나 이에 대응한 아시아향 수출 증가와 공급망 재편, 인프라 투자 확대, 서방 제조업체들을 대체하기 위한 제조업 투자 증가로 인해 4분기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튀르키예는 제조업 경기 회복과 지진 재건사업 본격화로 인해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6%, 전년 동월 대비로는 8.4% 증가한 290만 톤을 기록했다. 9월 누적 기준으로는 에너지 대란과 금융 불안, 남동부 대지진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2,450만 톤을 기록했다. 튀르키예는 4분기 정부의 대지진 피해 복구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제조업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에너지 대란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아세안 등 신흥국 철강업체들과 수출시장 경쟁이 심화된 탓에 4분기 조강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감산 조치와 자국 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해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7%, 전년 동월 대비로는 5.6% 감소한 260만 톤을 기록했다. 9월 누적 기준으로는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한 2,400만 톤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주요 수출국들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4분기에는 자원 수출 확대와 룰라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주요 수출국들의 성수기 진입과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인해 9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50.0% 증가했으나, 수출 관세 인상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7% 감소한 24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9월 누적 기준으로는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 증대,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 등으로 대외여건이 개선되고 국내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출 관세 인상과 미국과의 협상 지연 등으로 에너지 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2,210만 톤을 기록했다. 이란은 브릭스 가입으로 인한 해당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에 따른 경기 회복이 기대되지만 수출 관세 인상 및 GCC 지역 철강업계의 수출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인해 4분기 조강 생산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튀르키예, 브라질, 이란의 순으로 전년과 동일한 순서를 유지했다.
한편 4분기에는 중국 정부가 동계기간 오염물질 배출 축소를 실시하는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도 지속되고 있어 중국의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EU 또한 에너지 대란이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 또한 고금리와 금융 불안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미와 인도, 아세안, 중동,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인프라, 자원 및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조강 생산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수요산업이 부진한 EU와 감산 조치를 본격화하는 중국, 고금리로 인해 건설 경기가 침체된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들 대부분이 인프라 및 에너지 전환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