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및 금융 불안,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제조업 수출 둔화로 인한 수요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원료 가격이 강세를 보인 데다 공급 물량도 감소하면서 12월 첫째 주 중국의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12월 1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10~120위안 상승했고, 건설재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20~90위안 상승했다.
중국의 수요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도 계절적 비수기인 동계기간에 진입하면서 제조업과 건설업 모두 경기가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11월 제조업 신규수주지수는 49.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건설업 신규수주지수는 48.6%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 강화와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 노력으로 11월 핵심 프로젝트 건설 진행이 가속화됐으나 부동산 경기활동 지수는 여전히 임계점을 밑돌고 있다.
다만 수요산업 부진에도 원료 가격의 강세와 공급 감소는 철강 가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12월 1주차 수입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30~1135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140~150위안가량 상승했고, 전국 45개 주요 시장의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톤당 2,528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10위안가량 상승했다. 그리고 코크스 가격도 전주 대비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수급 측면에서 이번 주 5대 철강제품의 생산량은 908만3,100톤으로 전주보다 12만6,300톤 감소했고, 5대 철강제품 총 재고는 1,297만8,500톤으로 전주 대비 11만400톤 감소했다
또한 유통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재고 수준을 감축하고 있으나 수요 부진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1조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과 부동산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해당 조치들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상여건으로 볼 때 북부 지역의 기온이 크게 떨어져 건설 착공 및 운송이 지연되면서 수요 감소 폭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부지역의 경우 수요가들이 재고 확보를 위한 구매 물량을 축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유통업계의 재고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수요 부진에도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에너지 및 원료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다 다수 철강 생산지에서 동계기간 감산 조치를 강화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는 축제시즌 가전 및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증가와 인프라 투자 증가로 철강 가격이 상승했고, 동남아시아 또한 역내 국가들의 제조업 경기 회복과 공공건설 투자 확대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소비 증가에 따른 가전 및 자동차산업 경기 호조, 재생 에너지와 자원개발 부문의 투자가 증가하고, 각국 정부가 인프라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 철강 다수요 산업의 경기 회복에도 비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철강시장은 제조업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수요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민간주택 착공 증가와 자동차 파업 종료, 에너지 및 제조업 경기 회복, 재고 감소 및 수입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판재 가격이 상승했다. 그리고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인해 건설재 가격도 상승했다.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에도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 회복과 인프라 투자 확대, 에너지산업 및 주택 부문 경기 회복과 수입재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당분간 철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수요산업 부진에도 에너지 대란에 따른 역내 철강업계의 생산 감소와 유통업계의 재고 감소 및 수입 규제 등으로 인한 공급 부족,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인한 출하가격 상승에 판재 가격이 상승했다. 그리고 고금리 장기화에도 공공건설 프로젝트로 인해 건설재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유럽 철강시장은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여 출하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