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부진에 따른 주요 원부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지난해 주조업계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동차산업 호조에도 반도체 업황 부진과 설비 투자 감소로 인해 기계 부문 수요가 감소하면서 매출액은 소폭 증가에 그쳤고, 고금리 장기화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본지가 영화금속, 부산주공, 대동금속, 동일금속, 한국주강 등 국내 주조업계 상장사들의 2023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0.4% 증가한 8,300억5,3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40억9,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27.0%나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51억8,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1.8% 감소했다.
5개 업체 중 자동차부문 비중이 높은 영화금속과 부산주공의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기계부문 비중이 높은 대동금속과 동일금속, 한국주강은 매출액이 감소했다. 다만 원료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영화금속과 한국주강이 흑자를 기록했으나 나머지 3사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자동차부품용 주물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영화금속(대표이사 최동윤 )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9% 증가한 2,923억1,200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3억9,6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75억3,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06.8%나 증가했다.
영화금속은 수출 증가와 판매가격 인상으로 매출액이 증가했고, 철스크랩과 선철, 코크스 등 원부재료 가격 하락과 영업외비용 감소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동차부품용 주물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부산주공(대표이사 장세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3% 증가한 1,868억2,700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3억4,700만원 적자, 당기순이익은 117억4,4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폭이 축소됐다.
자동차부품용 주물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부산주공(대표이사 장세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2,417억2,100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억6,4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50억8,400만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적자 폭은 전년 대비 축소됐다.
부산주공은 공급망 회복에 따른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증가했고, 원료 가격 하락과 공정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 다만 차입금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기타이익 감소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적자가 지속됐다.
농기계와 자동차, 건설기계 및 산업기계용 주물부품을 양산하는 대동금속(대표이사 이승원)의 2023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 감소한 1,330억6,500만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3% 감소한 13억100만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2.0% 감소한 8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대동금속은 자동차와 건설기계 부문 호조에도 반도체 경기침체와 농기계 물량 감소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고,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에너지비용과 판매및관리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기계장비 부품전문생산업체인 동일금속(대표이사 오길봉)의 2023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감소한 1,091억4,400만원,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106억1,800만원, 당기순이익은 5억9,100만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동일금속은 미국향 수출 증가에도 주요 수출국인 일본과 독일의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매출이 소폭 감소했고, 원료 가격 하락에도 에너지비용 및 부자재, 물류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금융자산 평가에 따른 손실 증가로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조선, 제철, 제강, 산업기계 및 시멘트, 광산기계 등에 사용되는 주강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주강(대표이사 하만규)의 2023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538억1,100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4억1,9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4억9,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9% 증가했다.
한국주강은 조선과 광산기계 등의 호조로 수요가 증가했으나 기계 및 제철 부문 수요 부진과 함께 압축분철 단가 하락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반면 철스크랩과 합금철 등 주요 원부재료 가격 하락과 주강품 판매단가가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고, 당기순이익도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편 2024년에는 조선업 부문 호조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도 자동차와 기계 생산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요국 건설 경기 침체에 건설기계 판매도 감소하고 있어 주조업계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함께 전력비용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고 순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