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주석 가격이 거래소 재고가 감소하고 공급망에 대한 또 다른 위협이 부각되면서 2년래 최고치로 급등했다.
최근 LME 주석 가격은 현물 기준으로 톤 당 3만2,95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며 3만3,000달러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6월 거래가격 수준이며, 연초에 비해서는 27%가량 상승한 것이다. 비철금속 대장주 격인 전기동 가격이 연초 대비 10% 정도 오른 것을 감안하면 주석 가격 상승세가 두드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에 톤 당 5만 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던 주석 가격은 최근 당시와 같이 펀드 포지셔닝이 강세를 보이면서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주석 수요 회복과 공급 문제에 대한 시장의 강세론을 받아들이면서 주석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공급 이슈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세계 최대 금속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와 세계 최대 광산이 있는 미얀마에서 공급 차질이 있었던 주석 시장은 최근 주요 매장지인 콩고민주공화국(DRC) 북부 키부 지역에서 폭력사태가 고조되면서 또 다른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 지역에는 지난해 전 세계 공급량의 4.5%를 차지한 비시(Bisie) 주석 광산이 위치해 있는데, 최근 이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대결이 격화되면서 약8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주석협회(ITA)는 DRC에서 아직 주석 수출이 중단되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광물 운송이 북쪽과 남쪽으로 더 먼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지연이 예상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얀마 주석 광산에서의 공급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서 아시아 주석 제련소로의 주석 정광 공급이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제련소들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미얀마 광산 채굴 중단 조치로 인해 DRC를 비롯한 다른 국가로부터 주석 광석 수입을 확대한 바 있다.
LME 주석 재고 감소 또한 공급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다. LME 재고는 연초 이후 46% 감소한 4,145톤을 기록하며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재고 감소는 단기적으로 LME 현물과 3개월물 간 가격 스프레드에 변화를 가져와 톤 당 200달러가 넘는 콘탱고(contango)에서 84달러의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으로 전환됐다.
주석 수요 회복세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인쇄회로기판 납땜에 주석이 사용되는 전자부문에서 수요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 전자제품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인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중반 이후 회복이 뚜렷하다. 반도체산업협회의 최신 수치에 따르면 2월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