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철강 시황과 이에 따른 철강재 가격 약세로 지난해 국내 열간압연강판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국산 열연강판 판매량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제품 유통가격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열연 SSC 12곳의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2조3,26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6% 줄었다. 이에 더해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크게 악화했다. 2023년 영업이익은 1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9% 줄었으며, 순이익은 38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열연 SSC업계의 영업이익률은 0.7%를 기록해 전년 대비 0.8%p 하락했다.
세아L&S는 지난해 6억4천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아울러 태창철강과 한일철강의 영업이익은 각각 24억5천만 원, 41억3천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5%, 13.4% 성장했다. 대동스틸도 24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규모를 줄였다. 그 외 대부분의 열연 SSC의 영업이익은 줄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국산 열연강판 판매량은 약 661만 톤(본지 집계 기준)을 기록해 전년 대비 1% 줄었다. 다만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전년 대비 급격하게 하락하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상반기에 톤당 140만 원에 육박하기도 하며 강세를 기록했다. 하반기에 이르러 110만 원 안팎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높은 가격을 줄곧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100만~110만 원 수준을 유지했으며, 하반기에 이르자 톤당 80만 원 초반선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 얼어붙은 내수 시황의 영향으로 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제품 시황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얼어붙으며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적었다는 것의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열연 SSC업계는 올해도 유사한 시황이 이어져 실적 악화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SSC업계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철강 시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하지만, 기대감은 크지 않다”라며 “중국산 저가재 유입량 증가 등 가격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은 현대제철 열연 제품. 현대제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