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스테인리스(STS) 조강 생산량을 줄여온 가운데 중국은 전년보다 생산량을 10% 이상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글로벌 스테인리스 가격 약세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스테인리스협회(WSA)는 최근 2023년 전 세계 STS 조강 생산량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전 세계 STS강 생산량은 5,844만4천 톤으로 2022년 대비 약 260만 톤, 4.6%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보복 소비로 STS 업황이 좋았던 2021년 5,828만9천 톤보다도 늘었다.
다만 2023년 글로벌 생산 실적은 중국의 ‘나홀로’ 생산 급증 때문에 생긴 착시로 평가된다. 중국의 2023년 STS 조강 생산은 3,867만6천 톤으로 전년 대비 약 610만 톤, 12.6% 급증했다.
특히 중국의 STS조강 생산 비중은 2022년 58.3%에서 2023년 66.2%로 7.9% 상승했다. 전 세계 STS 생산의 3분의 2가량을 중국이 독차지했다. 2018년~2022년 중국의 연간 생산 비중은 50%대 수준에 머무른 바 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국가와 대륙에선 STS조강 생산이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미국으로 2023년 조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9.6% 급감한 182만4천 톤을 기록했다. 아시아(한국과 중국 제외)와 유럽의 생산량도 688만 톤, 590만2천 톤으로 각각 전년 대비 7.2%, 6.2% 감소했다.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브라질, 러시아 등이 포함된 ‘기타’ 지역은 2023년 전체 생산의 12.3%(1.3%p 하락)인 716만3천 톤을 생산해 전년보다 5.2%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일한 STS 조강생산자인 포스코가 2023년 스테인리스강 생산량으로 163만3,000톤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대비 10.6% 증가했지만,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생산 차질의 기저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포스코의 2023년 생산량도 2021년과 비교하면 약 36만3천 톤, 18.2%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철강업은 당국이 수출 장려와 철강업 독자 생존을 주문하며 생산 규제 및 지역 당국의 감산 감시가 약화됐다. 이에 글로벌 STS 시장이 시황 침체로 감산에 나선 것과 달리, 중국 STS 밀은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현지 대형 STS 밀인 칭산강철은 자신들의 생산량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증산한 물량에 비해 수출 증가세와 내수 소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과잉 생산 문제만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스테인리스강협회(CSSC)는 2024년에는 배수관과 해양구조물 등에서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재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한편 최근 글로벌 STS 시장에선 일부 국가와 STS 밀들이 현지 수요 개선 및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유럽에선 오토쿰푸, 아세리녹스 노조 파업 등의 차질로 공급 부족이 이슈화되고 있고, 중국의 올해 1~2월 STS강 수출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STS 조강 생산량이 각 지역에서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