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원료 가격 하락에 따라 제선원가도 급격하게 낮아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고점을 형성했던 제선원가는 2개 분기 연속 하락할 전망이며, 2분기 제선원가는 2022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선원가 하락에 따른 국내 고로업계의 원가 부담은 낮아지고 있으나, 철강업계는 시황 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 부담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품 가격 약세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본지가 추정한 올해 2월 제선원가는 톤당 334달러(중국 CFR 기준,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 안팎을 나타내 2024년 1분기 대비 67달러 낮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직전 분기 제선원가는 톤당 402달러로 추정되며, 실제 쇳물 1톤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이보다 많이 투입된다.
제선원가는 지난 2022년 3분기에 기록한 톤당 330달러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며 고로업계의 제조원가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선원가는 지난 2021년 1분기 349달러를 형성한 이후 3년 동안 300달러 이상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은 연초에 고점을 형성한 이후 줄곧 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월 한때 철광석 가격은 톤당 140달러를 웃돌았으며, 원료탄 가격도 33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4월 중순 기준 철광석 가격은 110달러로 고점 대비 30달러가량 하락했다. 원료탄 가격도 227달러를 기록해 고점 대비 110달러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제조원가 부담은 한층 덜었으나 국내 철강업계는 제품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 시장에 진입했으나 내수 시황은 여전히 어려워, 철강재 유통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가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미 주요 철강재 가격은 하락을 거듭하는 상황”이라며 “시황 악화에 따른 추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선원가가 하락함에 따라 수요산업 공급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급격하게 오른 원료 가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려 했으나, 실제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격 반영에 상당 부분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도 인하 수순을 밟았다.
더욱이 최근 제선원가 하락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저가 수입재 물동량이 상당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조선과 자동차, 가전 등 철강재 공급가격 협상이 올해도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선에서 가격이 결정됐으면 한다”면서도 “최근 철강원료 가격의 급격한 하락 영향과 수입재 문제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