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철강 유통업계에선 PF 부실 및 건설업 부진, 중국산 등 저가 수입재 증가, 일반 제조업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 유통 품목에서 경영 실적 악화가 기록됐다. 특히 매출 감소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더 크게 악화되면서 유통업계가 ‘적자 판매’와 ‘높은 원가율’로 난항에 빠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가 종합한 철강 유통업 126개 사의 총매출은 19조870억5,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조7,540억원, 8% 감소했다. 이보다 유통업계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420억2,100만 원, 1,940억7,600만 원으로 전년보다 36%, 48% 감소하며 감소 폭이 더 컸다.
이에 철강 유통업계 영업이익률은 3.5%로 전년보다 0.9%P 하락했고 순이익률은 1.7%에 불과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10원의 순수익을 거둔 셈으로 심각한 수익성 난조에 빠져있다.
■ 유통 품목별 실적
국내 열간압연강판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열연 SSC 12곳의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업계 매출액은 2조3,263억4,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5.6%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크게 악화했다. 2023년 열연SSC 업계의 영업이익은 168억8,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8.9% 줄었으며, 순이익은 388억9,1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열연SSC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0.7%으로 전년 대비 0.8%p 하락했다.
얼어붙은 내수 시황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는 평가다. 열연 SSC업계는 올해도 유사한 시황이 이어져 실적 악화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으리라 보고 있다.
지난해 냉간압연강판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등 수요 산업 호조가 영향을 준 곳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급감했다.
2023년 냉연 스틸서비스센터(SSC) 41개 사의 매출액은 9조9,9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2,376억9,200만 원을 기록했다, 업계 순이익 합은 1,030억6,200만 원으로 30.5% 줄었다.
냉연 유통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스틸서비스센터 중에서도 자동차 연계 매출이 많은 곳 사이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며 자동차향 매출 확대와 판가 상승, 재고 차익 등이 실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테인리스(STS) 판재류 유통업계에선 실적을 집계하는 모든 업체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최악의 결과가 나타났다. STS 스틸서비스센터를 포함한 12개 사(비케이스틸 제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0억8,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7.4% 급감했다. 4개 사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8개 사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최소 20%에서 최대 71% 급감했다.
STS 판재류 유통업계의 총매출액은 2조386억7,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매출 감소 폭이 영업이익 감소 폭에 비해 작았다. 이는 매출원가가 높았던 반면 업계의 마진은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STS 유통업계가 수입산으로 인한 저가 경쟁에 내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관 유통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에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지난해 강관 유통업계 8개 사의 실적은 총 4,946억 원으로 2022년 5,859억 원보다 15.6% 줄었다. 총영업이익은 8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합은 6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56.8% 줄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와 소형 유통업체들의 구매력의 차이로 인해 제품 판매에 영향이 나타났다. 판매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소형 강관 유통업체들의 제품 판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봉형강 유통업체들은 심각한 건설경기 침체로 봉형강 수요가 대폭 줄면서 외형 축소와 함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발 위기 확대 가능성과 함께 올해도 건설 경기는 계속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봉형강 유통 25개 사 매출액은 2조5,088억2,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54억1,200만원, 41억6,900만원으로 각각 71%, 90% 급감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봉형강 유통업체는 총 8개 사로 이 중 5개 업체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어려웠던 시황이 반영됐다.
특수강봉강 유통업계에선 매출액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다른 품목과 괘를 같이했다. 특수강봉강 유통 27개 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196억4,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이에 냉연 유통업계 다음으로 유통업종별 매출 감소 폭이 적었다.
반면 지난해 중국산 특수강봉강이 국내로 대거 유입되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27개 특수강 유통사의 영업이익은 509억7,400만원, 순이익은 290억5,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7%, 46.2% 급감했다. 특수강봉강 유통업계에선 올해도 수입산의 강한 시장 영향력을 우려하고 있다.
첨부파일 : 2023년 철강 유통업체 경영실적.zip